™ My Story/자유로운 단상노트 37

충분한 연대 충분한 독립

1. 충분히 연대해야 하고 충분히 독립적이어야 한다. 최인훈의 은 연대와 독립의 균형을 다룬 소설이다. 작가는 1961년 서문을 다음과 같이 시작했다. "인간은 광장에 나서지 않고는 살지 못한다." 이 말이 내게 울림을 준 것은 내가 광장 없는 삶을 살고 있어서일 것이다. 허나 그가 저 말만으로 그쳤더라면 감동은 이내 시들었을 테다. 광장에서만 살아서는 피상적인 사람이 되기 십상이니까.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인간은 밀실로 물러서지 않고는 살지 못하는 동물이다." "인간은 이 두가지 공간의 어느 한쪽에 가두어버릴 때, 그는 살 수 없다. 그럴 때 광장에 폭동의 피가 흐르고 밀실에서 광란의 부르짖음이 새어나온다." 2. 누구에게나 밀실에서 광장에 이르는 '골목'이 필요하다. 자신의 영혼에 독립이 필요한지, ..

짧은 인생, 재미 흐드러지게!

1. 맛없는 음식을 계속 먹을 사람은 없다. 배고픔이 채워지면 섭취는 이내 중단된다. 맛있는 음식은 계속 먹게 된다. 배고픔이 채워져도 과식으로 이어진다. 건강을 위한 섭취인데 건강을 헤치면서까지 진행된다. 맛있는 음식의 딜레마다. 식욕이 우리를 살리고 죽인다. 우선 욕망은 우리를 살아있게 만든다. 아름다운 여인 앞에서 흥분하는 남성은 그가 살아있음을, 그녀가 존재함을 알리는 것이다. (흥분하지 않으면 그의 남성성과 그녀의 자존심은 구겨질 터.) 욕망은 우리를 죽이기도 한다. 치명적인 사랑, 눈먼 욕심 등의 말들은 욕망에는 적정한 절제가 필요함을 보여주는 말일 게다. ('적정한'이라는 단어가 무책임하긴 하지만.) 인생은 짧다. 맛난 음식을 위해 돈을 아끼지 말지니.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맛난 음식이라도..

내 글은 곧 나인가?

1. “우리는 우리가 말하는 것이나 행동한 것에 의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된 것의 귀결로써 세상을 바꾼다.” - 데이비드 호킨스 몇몇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일에는 말이나 행동으로도 가능하지만, 세상을 바꾸는 일은 존재만이 할 수 있다는 말일까? 제대로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나는 호킨스의 저 말이 좋다. 나는 무언가를 바꾸는 일보다 내가 크고 깊은 존재가 되어가기를 바란다. 2. 작가는 그의 작품과 동일한가? 나는 아직 작가라고 할 만한 책을 내놓지 못했지만, 내가 쓴 글들 중 그나마 양질의 것을 모아 출간하더라도 나는 항상 내 작품들보다 큰 존재이고 싶다. 누군가가 나의 직업적 성과를 내 책만으로 판단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나를 알고자 한다면, 와우팀원들의 말을 들어주고, 내 블로그도 읽어주면 좋겠다...

외로움을 어찌할꼬?

1. 외롭거나 우울할 때 연락하여 만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얼마나 고맙고 다행한 일인가. 단 한 번이라도 친구를 만나 우울과 외로움을 떨쳐내었다면 한번 즈음은 맛난 음식으로 고마움을 표현해야 하리라. 그런 선생이 있다면 행운이고 그런 친구가 있다면 행복이고 그런 부모가 있다면 신의 축복이다. 우울을 쉬이 피할 줄 아는 영혼도 외로움을 달래는 법은 익히지 못했으리라. 외로움과 함께 하면서도 명랑하게 사는 길은 강하고 아름다운 영혼들에게만 열리니까. 누구나 살다가 '지독한 외로움'을 만난다. '외로움'은 외로움 자체에서 오고, '지독한'은 외로움을 이해하는 사람의 부재에서 온다. 2. 나는 앞서 말한 이야기들과 반대되는 메시지들도 떠올린다. 결국 치우침은 어리석음으로 귀결되니까. 3. 우울과 외로움이 습..

이제부터라도 비폭력주의자로!

폭력. 남을 거칠고 사납게 제압할 때 쓰는 주먹이나 몽둥이 따위의 수단이나 힘을 말한다. 넓은 의미로는 무기로 억누르는 힘을 의미할 때도 있다고, 사전은 정의한다. 넓은 의미에서의 폭력이란 어떤 것일까? 무기로 억누르는 힘이라고 하니, '무기'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들을 파악하면 된다. 1. 언어는 무기가 될 수 있다. 욕설이나 거친 언어를 말하려는 게 아니다. 상대를 억누르는 힘을 가진 언어라면 그것은 넓은 의미의 폭력인 셈이다. 박경철 씨는 엄마가 자녀를 부를 때 이름을 부르지 않고 "아들"이라고 호칭하는 것이 폭력적이라 했다. 아들의 독자적인 개체성을 인정하지 않고 너는 내 아들이야, 라는 의식의 산물로 한 말이라면 그렇겠다고 생각했다.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노력으로 경청하기보다는 자기 의도를 관철시..

세 가지의 단상 혹은 바람

1. 나는 더욱 행복해질 텐데 아마도 자의식 덕분일 것이다. 때론 불행에도 빠져들 텐데 그것 역시 자의식 때문일 것이다. 자의식을 통해 나의 말과 행동이 어떠한지를 깨달아 스스로를 제어할 줄 알고 나의 재능과 기질을 점점 인지해 간다면 나는 점점 더 진한 행복을 누릴 테지. 하지만 매사에 다른 이의 속셈과 의도를 엿보는 일에 시간과 에너지를 탕진하거나 타인의 평가를 신경 쓰느라 나의 자연스러움을 잃는다면 불행해질 수 밖에 없다. 2. 나는 좋지 못한 친구일지도 모른다. 인정머리 없는 가족이고, 제멋대로인 구성원이기도 할 테고. 그런 내가 못마땅하고 때론 답답하기도 하지만 못마땅함과 답답함으로 나를 가두지 않겠다. 그런 사람이 나다.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다른 이들은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연연하지..

여행할 때 그대는 변화하리라

여행 잘랄루딘 루미 여행은 힘과 사랑을 그대에게 돌려준다. 어디든 갈 곳이 없다면 마음의 길을 따라 걸어가 보라. 그 길은 빛이 쏟아지는 통로처럼 걸음마다 변화하는 세계, 그곳을 여행할 때 그대는 변화하리라. * 시인은 마음의 길을 따라 걸어보라고 권하지만, 마음은 나애게 아무런 길을 내어놓지 못했다. 내 마음의 길은... 없다. 지금으로서는 그렇다. 마음의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슬퍼할 까닭은 아니나, 한번쯤 삶을 되돌아볼 일이긴 하리라. 20여개 국을 다녀보며, 또 내 나라의 산천을 떠돌며 어찌하면 즐거이 여행할 수 있을지 정도는 알아두었다. 나는 역사, 특히 예술사와 지성사와 연괸된 곳에 가면 열광한다. 사람들과의 추억보다는 홀로 자유로이 예술과 지성을 만나기를 사모한다. 내 머리 속에는 '여행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