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사 4

나의 간략한 독서여정

1. 나는 그녀를 환경운동가 혹은 사회운동가로만 알아왔다. 인권 문제에 기여한 공적을 인정받아 2004년에 시드니 평화상을 수상한 '아룬다티 로이' 말이다. 그녀를 환경과 연결시킨 것은 2003년에 『생존의 비용』을 읽었기 때문이고, 사회운동가로 생각한 것은 미국 패권주의를 비판하는 에세이 때문이다. 그녀는 지금도 양심적 지성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룬다티 로이의 비판이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발휘하는지는 고종석의 글을 통해 알게 됐다. 그는 "최근 10년 사이에 미국의 주먹(군사적 신보수주의)과 보자기(경제적 신자유주의)에 맞서 가장 열정적으로 펜을 휘두른 논객"으로 노엄 촘스키, 하워드 진과 같은 원로들과 함께 한 세대 젊은 아룬다티 로이를 꼽았다. (『고종석의 여자들』아룬다티 로이 편) 하지만 아룬다..

2009년, 아쉬운 개인사 한 장면

10일 토요일, 8시간 짜리 워크숍이 있었다. 그 회사의 이사님께서 특별히 추천하여 진행된 강연이었기에 내게는 꽤 중요한 강연이었다. 지난 해, 이사님께서는 나의 또 다른 강연에 함께 하셨고 흡족해 하셨다. 재구매 고객에 대한 마음은 특별하지 않을까? 게다가, 몇 번의 메일을 주고 받으며 이사님께 어떤 친밀함이 느껴졌던 터였다. 주제는 자신 있게 진행할 수 있는 '시간관리'이었고, 회사의 기대성과에 맞추어 몇 가지를 새롭게 준비했다. 교육 시작 1시간 10분 전에 도착하여 강연 준비를 하며 하루에 대한 기대감도 부풀었다. 오전의 교육 진행은 퍽 만족스러웠고, 그래서 점심 식사까지도 아주 맛있었다. (알고 보니, 식사 맛있기로는 이미 소문난 연수원이었다.) 오후, 시간도둑 체크 리스트까지 계획한 대로 잘 ..

카테고리 없음 2009.01.12

어머니께 바친 나의 첫번째 책

"엄마 나 왔어요. 아들이 첫 책 들고 왔어요." 8월의 뜨거운 햇살이 쨍쨍 내리쬐던 어느 날, 나는 친구와 함께 엄마 묘 앞에 섰다. 내 손에는 갓 출간된 '이희석'의 책이 들려 있었다. 엄마에게 책의 몇 구절을 읽어 드렸다. 눈물이 났다. 기뻐하시는 엄마의 기뻐하시는 모습을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 오듯 흘러내린 땀과 눈물로 얼굴은 뒤범벅이 됐다. 참 기쁜 소식인데 엄마에게 전해 드리니 슬픈 일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언제쯤이면 이곳에 올 때 울지 않을 수 있을까? 아마도 기쁜 소식을 들고 올 때 만큼은 눈물 한 방울을 흘리게 될 것 같다. 돌아오기 전, 한 권의 책을 비닐에 싸서 엄마 묘 앞에 고이 두었다. '어머니가 읽어보세요.' 오래 전부터 소망해 왔던 장면이다. 올해 초 보..

자신만의 '2007년 10대 뉴스' 만들기

2007년, 나의 어떤 점이 훌륭했나? 한 해 동안, 내 인생에는 어떤 일들이 일어났나? 일년을 돌아보며 를 작성했다. 홀로 가만히 지난 일들을 돌아보기도 했고, 플래너를 1월부터 뒤적이기도 하면서. 기뻤던 일 뿐만 아니라, 힘들고 슬펐던 일들도 포함했다. 이 모든 것들이 ‘나의 이야기’니까. 세상에 널려 있는 ‘그의 이야기’와 ‘그녀의 이야기’ 사이에 ‘나의 이야기’를 끼워 넣고 싶다면, 자신의 소중한 개인사를 유실해서는 안 된다. 과거는 미래 건설의 토양이다. 인류에게 인류사가 소중하듯이 우리에게는 개인의 역사도 소중하다. 우리의 과거 속에 나의 재능이 숨어 있고, 가능성이 자라고 있다. 자신의 개인사 속에 삶에 필요한 교훈과 나만의 세계를 건축할 재료들이 들어 있다. 유럽의 석학 자크 아탈리는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