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종종 나더러 어려운 형편에 참 잘 자랐다고 칭찬한다.
과분한 칭찬이다. 두 가지 이유에서다.

1) 지금의 내 삶이 나의 판단과 의지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많은 분들의 도움, 상황, 그리고 우연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이런 영향들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결과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다만,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점에서 관심을 끄고 살 뿐이다.
이런 영향들을 고려하지 않은 채 듣게 되는
참 잘 자랐구나, 라는 말은 부끄럽고 낯 뜨겁다.  

2) 누구나 참 잘 살았구나, 하는 이야기를 들을 만한 삶을 산다.
자기 삶을 누군가에게 들려 주어 보라.
힘겨운 상황에서도 열심히 노력한 이야기들,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에 다시 힘을 내었던 이야기를 말이다.
사람들이 참 잘 커주었다고 칭찬할 것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 준 적이 없었기에 칭찬도 들어보지 못한 것이다.

사람들이 열심히 살았다고 칭찬하면, 아마도 무안해지거나 부끄러울 것이다.
노력보다는 상황이 그렇게 흘러갔기 때문임을 자신은 알기에 그렇다.
혹은 힘겨움을 넘어선 자신만의 재능과 기질이
(다른 사람에게는 특별하고 대단한 것처럼 보이지만,)
자신에게는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결국, 자기 삶에 정면으로 맞서 살아가는 이들은
모두 잘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누구나 머릿칼이 자란다.
그러니, 머리카락이 참 잘 자랐군요, 라는 칭찬은 어색하다.
나에게는 참 잘 성장해 주었군요, 라는 칭찬도 어색하기는 마찬가지다.
처음엔 나의 작은 노력에 괜히 우쭐했다가도
누구나 그 정도는 노력하고 있음에 부끄러워지는 것이다.

Posted by 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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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umpkin 2010.07.17 01: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하하하하~ ^^;;
    제가 이렇게 분위기를 모르는 사람은 아닐진데..
    진지하게 읽어내려오다가..
    머리카락 부분에서 그만 웃음이 빵~ 터졌습니다~ (미경이 표현~ ^^;;)

    머리카락이 참 잘 자랐군요~ 하하하하~ ^^
    그쵸.. 머리결이 참 좋네요..도 아니고..
    참 잘 자랐군요...라는 어색한 칭찬..안하지요..^^

    ^^
    잘되면 내 탓~ 못되면 조상 탓~ 으로 돌리는..
    평범한 우리와는 달리..
    선생님은..
    잘되면 운이 좋았고 남들의 도움이 있었던것이고..
    못했으면 그건 당신탓으로 돌리시는 분...

    그런 선생님임을 넘 잘 알기에..
    읽으면서..고개가 끄덕거려졌어요...
    물론 어떤 부분.. 상황적으로 자연스럽게 지금까지 오시게 되었을 수도 있겠구요..

    하지만..
    그런 상황적인 것은 우리 모두에게 적용이 되지만..
    그렇게 반듯하게 자신의 길을 모두가 간다고 말할 수는 없지요..
    그렇지 않음을 우리 주위에서 너무나 많이 보니까요..

    그렇기에.. 당신께는 당연한 것이었겠지만..
    선생님의 그런 면을 다른 분들은 존중하고 좋아하고 칭찬의 요인이 되는걸거구요..

    결국.. 어떤 순간에도 선택은 필요했고..
    올바른 선택을 하신 분은 선생님의 자유 의지였구요..
    선택의 결과로 지금.. 저를 포함한 많은 분들이 선생님을 닮고 싶어하는 것일거구요..

    누구나 다하는 노력이라고 말씀하시는 선생님..
    누구나 다하는 노력은 아닌걸요,^^ (선생님을 반박하는 버릇없는 제자..^^;;)

    오랜만에 흔적 남기네요..^^
    하지만 매일 출석 도장은 찍고 있음은 아시지요..?? 하하하~ ^^

    더운 날씨에 건강 조심하시길 바라며..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시길요..^^

    펌킨 Dream~ ^^

  2. 보리 2010.07.21 14: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두 머리카락에서 빵~^^
    너무 겸손한 거 아니세요?
    라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그러면 버럭 화내실 것 같아서
    아무말 안할래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