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ife is Travel/낭만 유럽여행

술탄아흐메트에서 저녁 식사를!

카잔 2010. 8. 18. 02:40


5시 30분이 채 되지 않은 시간에 숙소에 돌아왔다.
여행 일정을 일찍 마무리한 것은 저녁 식사를 느긋하게 즐기고
내일 '이즈니크'로의 1박 2일 여행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이스탄불의 한국 식당에 가방을 맡겨 둘 참이다.
일행들과의 마지막 식사를 했던 곳, <서울정>이다.
사실, 부탁을 드리지 못하는 성정이라 맡기기로 결정하기까지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즈니크로 들고 갈 소지품과 맡겨 둘 짐을 정리하고,
한국에서 걸려 온 전화 통화를 하고 나니 6시가 되었다.
유럽의 6시는 식사하기에 이른 시각이다. 밖은 환하고, 레스토랑은 한산하다.

어슬렁거리다가 마음에 드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식당 입구에 비치된 메뉴판을 보니 가격이 만만치 않다.
참 분위기 좋았던 세븐힐레스토랑에 비하여 그리 저렴하지도 않다.

하지만!
한 번 쯤은 술탄아흐메트 거리에서 식사를 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어느 새, 나는 테이블에 앉아 메뉴를 들여다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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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스케밥


카리쉬크 이즈가라(믹스 케밥)라는 터키 전통식을 주문했다.
14 유로짜리, 터키의 레스토랑에서는 비싼 축에 속하는 메인 메뉴다.
양꼬치, 그릴드 치킨, 미트볼 등이 약간의 샐러드와 함께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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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대표 맥주, EFES와 함께.


식사를 하며, 술탄아흐메트의 거리를 쳐다 본다.
내가 자리한 식당 바로 건너편에는 베스트웨스턴 호텔이 있다.
베스트웨스턴 호텔과 연관된 추억들이 줄줄이 떠올랐다.

지난 해, 비스바덴에서 <베스트웨스턴> 호텔에 묵었고, 
2010년 월드컵 그리스 전은 <베스트웨스턴 강남>에서 을 보았다. 
같은 호텔은 아니지만, 스무 살 무렵 <웨스턴조선비치>에서 비싼 햄버거를 사 먹었던 기억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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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웨스턴 호텔


여유롭게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나니 7시가 넘은 시각이다.
노트북을 꺼내어 메일 회신을 하고, 와우카페를 둘러 보니 8시가 넘었다.
8시가 되니 술탄아흐메트 거리의 레스토랑에 활기가 돌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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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8시 10분 경의 술탄아흐메트


왠지 밤이 되면 기분이 날아갈 것 같은 날이 있다.
그 날이 오늘일지는, 해가 떨어지기 시작할 무렵이면 느낄 수 있다.
오늘이 그런 날은 아니다. 오늘은 기분이 들뜨지는 않지만 차분하게 좋은 날이다.

식사값을 계산하니 19유로였다.
맛난 식사와 2시간 30분 동안의 여유 시간을 생각하면 비싸지 않다.
한국에서도 한 달에 두 번은 홀로 이렇게 식사할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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