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끼적끼적 일상나눔

과도기에 선 요즘 내 모습

카잔 2010. 9. 7. 16:03

#1. 열정.

내게도 열정이 있다. 성실도 있다. 어제 보낸 하루가 그 증거다. 헉, 무슨 '증거'씩이나.
어제 그러니까 9월 6일, 나는 열심히 일했다. 6시 30분에 일어나서 밤 12시까지 일만 했다.
와우팀원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한 90분, 잠깐 산책을 하고 온 30분,
잠시 눈을 붙인 10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에는 모두 일하며 보내었다.
저녁 식사는 빵과 우유 그리고 커피와 소시지로 간단히 해결하고 12시까지 일했다. 즐거웠다.
카페를 나서며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상쾌했다. 아! 시원한 밤바람~! 룰루랄라다.


#2. 열심.

열심히 일하면 기분이 좋아지긴 하지만, 열심히 일할 수 밖에 없도록 몰아가는 상황은 싫다.
요즘의 열심은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상황이 내게 부과한 열심이다. 
내가 선택한 열심이란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지만, 내가 좋아서 내는 열심이고
상황이 부과한 열심은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에 최선을 다하며 내는 열심이다.
어차피 해야 하는 일에 열심을 내어 임하는 것은 일이지만, 
더욱 좋은 것은 즐기면서 열심을 발휘하는 것이다. 나의 열심은 두 가지의 열심이 섞여 있다.  


#3. 예민.

말하자면, 요즘 나는 하고 싶은 일만 하는 것이 아니다.
동료들과 함께 회사 창업을 하면서 조율해야 하는 일, 서로 배려해야 하는 일,
하기 싫은데 해야 하는 일이 생겨난 것이다. 이것 때문인지, 요즘 나는 예민해졌다.
와우팀원 한 명이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요즘 바빠지시고 삶의 질이 떨어지시는 것 같아요."
이 말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내가 생각해도 그렇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불평이 늘었고, 여유가 사라졌다. 나는 시험관에서만 잘 사는 연약한 자기경영자인가?


#4. 연약.

자기경영 이론만 강하고, 삶이라는 실전에서는 무너진다면 그것은 죽은 지식이다.
누구나 잔잔한 호숫가에서는 평안함을 누릴 수 있다. 어떤 이가 진정한 평안의 사람이라면,
분주하고 정신 없는 상황에서도, 일감 바구니가 넘쳐 나는 사무실에서도 평안할 수 있으리라.
요즘의 나는 그렇지 못하다. 평안이 깨졌다. 이건 자괴감이 아니라,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킨다.
우선 나의 연약함을 인정해야겠다. 어떤 이는 인정하면서 자포자기하기도 한다. 
'그래, 내가 원래 이런데 뭘' 이라는 반발심으로 인정하기도 한다. 나는 아니다! 
도약하기 위한 필수적인 절차로서, 나의 연약한 모습을 인정한 것이다. 그러니 희망이다.


#5. 열망

나에게는 열망이 있다. 좀 더 나은 인격의 사람이 되고 싶다는 열망이 있고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결국에는 헤쳐나가서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꾸어가고픈 열망이 있다.
어쩌면 나는 지금, 3년 8개월 동안 자유롭게 살다가 이제 주 4회 출근을 해야 한다는
변화된 환경에 당혹스러워하거나 혹은 두려워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침착하자. 심호흡을 하자.
과도기에는 어떤 결정을 하기보다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하는 것도 하나의 적응법이다.
그러면서 잠시 시간을 가지며 상황의 흐름을 지켜보자. 침착하게, 그러나 수동적이지 않게.


사용자 삽입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