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살고 싶은 대로 살아가기

카잔 2011. 3. 7. 17:46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살고 싶은 대로 살아가기 ①]

아픈 발을 참고 관절이 다치는 것을 감수하면서 '킬힐'을 신는 여인들, 자신의 업무에서 영어 쓸 일이 없지만 시대의 요청이니 영어회화 공부에 매달리는 직장인들, 아파트에 살기 위해 가을 단풍 한 번 구경하지 못한 채 젊음을 고스란히 바치는 사람들, 자신을 먼저 돌보는 것을 죄악이라 여기기에 남을 돌보며 자신을 잃어버리는 사람들, 도덕적으로 살기 위해 자신의 욕망에 무뎌져 가는 사람들.

어떻게 하면, 내가 살고 싶은 모습대로 살아갈 수 있을까?

나는 이들과 함께 이야기 나눠 보고 싶다. 내가 어떤 조언을 하거나, 가르치기 위해서가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 속에서 어떻게 하면 좀 더 행복해질 수 있는지 함께 고민해 보고 싶은 것이다. 앞서 말한 모습들이 옳은 현상인지, 아닌지를 묻기 전에 그것이 우리의 실존임을 인식해야 한다. 우리는 시지프스도 행복할 수 있다고 상상할 수 있어야 한다.

잘 살아가고 있는지 아닌지를 알려 주는 기계가 있다고 치자. (그 기준이 뭐냐고 묻지 말고 일단 있다고 하자.) 기계가 내게 "당신이 살아가는 방식은 송두리째 틀렸다"라는 진단한다면, 나는 아마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이다. 내가 설 곳이 사라지는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다. 내면이 여간 강하지 않고서는 그런 진단을 받아들이기란 힘들다.

자신에게 물어보자. '나는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가?' 마음 속으로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더라도, 그것은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인정하는 순간, 덮어 두었던 문제에 직면해야 하고 그러면서 괴로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때, 우리는 스스로를 기만한다. '그래도 이 정도면 괜찮아. 이만하면 행복하지.' 이것은 자기기만이다.

삶에 자족하는 태도는 훌륭하지만 자기기만은 우리 삶을 조금씩 퇴보시킨다. 자족함과 자기기만은 어떻게 구별할 수 있는가? 자족함은 지속적으로 자신을 발전시키려는 향상심과 동행할 수 있지만, 자기기만은 향상심을 죽인다. 그러니 시지프스에 대한 상상은 자기기만이 아니라 자족함을 말한 것이다. 자기기만을 걷어내야 진보의 걸음이 시작된다.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나는 정신적으로도, 물질적으로도 잘 살고 싶다. 자족함을 충분히 누리는 것 뿐만 아니라, 내가 살고 싶은 대로 살아가고 싶다. 아침에 일어나면 해야 할 일이 하나도 없었으면 좋겠다. 마감기한은 부담스러운 것이니 일찌감치 끝내 두어야 할 일이 없는 하루를 맞을 수 있다. 그런 하루가 밝아 오면, 나는 한가롭게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싶다. 이것으로 나의 정신적이고 물질적인 풍요로움을 이뤄내고 싶다.

하.지.만. 살고 싶은 대로 살아가기란 매우 힘들다. 사람들의 시선을 극복해야 하는 일이고, 시대가 요구하는 것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어야 한다. 거짓 문화에 길들여진 나를 바로 세워야 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느껴지는 원인 모를 죄책감을 견뎌야 한다. 살고 싶은 대로 살아가자고 외쳐 보지만, 이것이 과연 옳은가, 라는 내 안의 도덕주의와도 싸워야 한다.

살아가는 방식을 바꾸자. 와우팀과 독서토론회 외에는 더 이상 일을 벌이지 말자. ART100 3기는 새로운 봄과 함께 시작하자. 일반 강연 횟수도 줄이자. 월 4회만 하자. 수입도 함께 줄어들 테지만, 지출을 줄이면 된다. 더 이상의 12월 약속을 잡지 말자. 와우팀원 외에는 매월 만나는 사람을 3명으로 줄이자. 핸드폰 대신 블로그와 메일로 소통하는 비율을 높이자.
 
2010년 12월은 이런 삶의 방식을 실험하는 과도기의 달이고, 2011년 몇 개월 동안 추진해 보자. 내년 초에 브라질 여행이 계획되어 있기에 흐름이 다소 단절되긴 하겠지만, 내가 가장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식을 몇 달간 실험해 보는 것은 유익한 작업이 될 것이다. 가족과 지인들의 오해가 없도록 오늘부터 부지런히 내 생각을 전하자.
                                                                                                     - 2010/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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