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결정의 순간에 알아야 할 것

카잔 2011. 6. 28. 01:21


K는 열정과 에너지가 넘치는 30대 초반의 직장인입니다. 최근 그는, 다니고 있던 직장에서 뜻밖의 소식을 들었습니다. 6개월 동안 지방으로 내려가서 근무하게 되었다는 '명령'이 내려 온 것입니다. 그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도 마음에 들었고 보수도 적지 않은 편이라 퍽 즐겁게 회사생활을 하던 터였습니다. 하지만 몇 가지 이유로 지방 근무는 내키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자기 나름의 인생 계획이 살짝 차질을 빚게 된 것도 그를 혼란스럽게 했습니다. K는 내게 메일을 보냈습니다. 어떡해야 좋은지 물은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결정을 응원해 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는 긴 메일을 다음과 같이 맺었습니다.

"이제 팀장님께 이 메일을 보내고 나면 좀 더 깊게 (제 문제에) 다가서려 합니다. 모든 선택은 결국 스스로 하는 것이기에 어떤 선택의 결과에도 만족하고 아쉬움 없이 (제가 선택한 일에) 전력을 다 할 수 있도록 오늘 치열하게 생각하고 결.심.하겠습니다. 후회없을 제 오늘의 선택을 믿고 응원해주십시오!" 힘찬 그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를 신뢰한다는 말도 전하고 응원해 주고 싶었습니다. 나는 몇 마디의 말을 적어 그에게 보냈습니다.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보냈던 메일을 조금 다듬었습니다.)

"인생은 결정의 연속이고, 결정의 합이 우리 인생입니다. 결정이 중요하다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결정이 우리 삶의 방향을 바꾸어 놓는 것은 사실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결정이 아니라, 삶의 철학과 살아가는 태도입니다. 좋은 결정을 해도 삶의 태도가 좋지 못하면 결과를 그르칠 수 있고, 잘못된 결정을 해도 태도가 남다르다면 삶의 결과를 좋은 쪽으로 끌고갈 수 있습니다.

어떠한 선택 앞에 섰을 때, 최고의 결정을 해야 한다는 강박증을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선택이 내 인생을 결정하는 것보다 태도와 마인드가 우리 삶을 형성하는 영향이 훨씬 크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선택이든 그 선택이 가져올 삶을 온 몸으로 맞아
주도적으로 헤쳐나가겠다는 마인드를 가지시란 말씀입니다. 선택의 순간에 서면, 가장 중요한 것 2~3가지만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무엇보다 당신의 마음이 가는 곳으로 결정의 중심을 두시기 바랍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가장 많이 남는 길입니다.

어떤 결정을 하든 당신이 이미 가지신 긍정성과 주도성으로 좋은 결과를 만들어 갈 것을 믿으세요. 제가 당신을 신뢰하듯이 말입니다. 매일 하늘이 밝아오듯이 당신도 매일 새 날을 열어갈 것입니다. 결국 자기 인생의 결정은 스스로 해야 하고 그 책임도 스스로 져야 합니다. 이 사실을 기억합시다. 그래야 책임감 있는 사람이 되어갈 것이고, 책임감은 어린이와 성인을 구분하는 중요한 특징입니다. 하지만 부담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는 실패를 통해서도 배우니까요."

한 주가 지나고 그에게서 또 메일이 왔습니다. 결정했다고 하네요. 크고 작은 세부 결정을 할 때마다 제 메일을 열 번도 넘게 읽었다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나는 그 말에 큰 부담감을 느꼈습니다. 작은 기쁨이 있었지만 나의 위치에 대한 인식과 부담감의 감정이 더 컸습니다. 피하고 싶은 부정적인 뉘앙스의 부담감이 아닙니다. 한 마디를 해도 내가 가진 소수의 지혜 중에서 가장 유익한 것을 선별해야 한다는 선한 부담감입니다. 기꺼이 감당하고 싶은 부담감입니다. 이런 부담감을 느끼는 것만으로 누군가를 잘 도울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그러니 내게는 공부가 필요하고 삶의 현장에서 뒹구는 체험이 필요합니다.

오늘도 제 블로그를 찾아 온 당신께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시간을 이 곳에 주신 것은 생각할 수록 기쁘고 고마운 일입니다. 제가 무엇으로 보답할까 고민하다 생각난 것이 선택과 결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K에게 보낸 글에 이어 결정에 대한 이야기로 오늘의 포스팅을 갈무리하겠습니다. 최고의 결정을 위해 지나친 시간을 할애할 필요가 없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되겠습니다.

결정에 필요한 사고의 얼개와 철학을 갖춘 사람들도 실제의 결정 과정에서는 결정에 필요한 요인들을 합리적으로 고려하기보다 단순한 자기 감정이나 상황, 기분에 따라 결정하기도 합니다. 결정할 때 반드시 고려했어야 할 요인들을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무시해 버리기도 하고, 별로 중요하지 않은 요인을 중요하게 고려하기도 합니다. 말하자면, 우리의 선택은 아주 비합리적으로 이뤄질 때가 많다는 말입니다. 시간이 지나 자기 선택의 비합리성을 깨닫기도 하지만 의도적으로 용인하기도 합니다. 또는 영원히 모르기도 하지요.

이성을 가진 인간의 비합리성은 고대의 그리스 철학자(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제기되어 왔고 현대에 이르러서는 (심리학과 행동과학에서) 과학적으로 설명되어지기도 했습니다. 

나는 결정을 하지 못하여 아무 것도 행동하지 못하고 계신 분들게 호의적으로 묻고 싶습니다. 지금까지도 그런 방식으로 지내오셨을 터인데, 그것이 효과적인 결정을 낳는 과정이었나요? (친절하게 묻고 싶은데, 왜 이리 전투적일까요? ^^) 선택하는 데에 얼만큼의 시간과 에너지를 써야 하는 걸까요? 아니면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때로는 책임지기를 각오하고 행동에 뛰어들어야 하는 걸까요? 만약, 우리가 선택의 순간에 합리적이지 못할 때가 많다면, 왜 굳이 결정하는 일에 그렇게 많은 시간을 들여 고민해야 하는 걸까요?

"탁월한 결정은 신중한 숙고도 순간 판단력도 아닌 '감정과 이성의 황금 비율'에서 나온다."

- 조나 레러, 신경과학자


작은 선택도 우리 삶에 반영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선택과 결정은 중요한 것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신중한 선택이 중요한 까닭입니다. 하지만, 선택이 비합리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허다하고, 혹 그른 선택을 하더라도 좋은 마인드를 가지면 자신에게 유익한 방향으로 전환할 수도 있음을 기억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결정은 중요하지만 항상 최고의 결정을 해야 한다는 '최고 결정 증후군'에 빠지지는 말아야겠지요. 최고를 기대한다면 최선의 삶의 방식과 태도를 선택하는 길이 더 빠를지도 모르니까요.

 

                                   <실천을 위한 조언>

1. 결정은 자기 생각과 철학 그리고 상황적 판단의 결과물입니다. 그러므로 결정을 잘 하려면 선택의 순간에 고민할 것이 아니라 평소에 생각, 철학, 판단을 위한 지혜와 지식을 쌓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명한 결정을 하고 싶다면, 결정을 만드는 힘을 평소에 키워야 한다는 말입니다. 『넛지』를 읽어보세요. 멋진 책입니다. 공부하기 좋아하는 분들은 『탁월한 결정의 비밀』도 재밌을 겁니다. 좀 두꺼워요. ^^

2.  사격장에서는 "준비 - 조준 - 발사"라는 명령어가 유효하지만, 인생에서는 "준비 - 발사 - 조준"도 가능함을 기억합시다. 완벽한 순간을 쌓아가려고 하면 아무 일도 못할 것입니다. 그런 생각을 비현실적인 욕심입니다. 실수와 실패를 통해 조금씩 온전해져가는 것이 인생이라 생각합시다. 점점 자기다워지면 멋진 인생 아닐까요?

3. 인생살이에 항상 적용되는 정답은 없지만, 매우 지혜로운 선택과 최적의 길은 언제나 존재합니다. 스펜서 존슨의 <선택을 돕는 6가지 질문>이 도움될 겁니다.

1. 내게 정말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2. 정보를 모아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는가?

3. 미리 충분히 생각하고 있는가?

4. 내가 하는 결정은 나 자신에게 진실한가?

5. 나는 내 직관을 믿는가?

6. 나는 더 좋은 것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믿는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글 : 자기경영지식인/ 유니크컨설팅 이희석 대표컨설턴트 ceo@younic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