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남을 거칠고 사납게 제압할 때 쓰는 주먹이나 몽둥이 따위의 수단이나 힘을 말한다.

넓은 의미로는 무기로 억누르는 힘을 의미할 때도 있다고, 사전은 정의한다.


넓은 의미에서의 폭력이란 어떤 것일까?

무기로 억누르는 힘이라고 하니,

'무기'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들을 파악하면 된다.  


1.

언어는 무기가 될 수 있다. 

욕설이나 거친 언어를 말하려는 게 아니다. 

상대를 억누르는 힘을 가진 언어라면 그것은 넓은 의미의 폭력인 셈이다. 


박경철 씨는 엄마가 자녀를 부를 때 

이름을 부르지 않고 "아들"이라고 호칭하는 것이 폭력적이라 했다. 

아들의 독자적인 개체성을 인정하지 않고 

너는 내 아들이야, 라는 의식의 산물로 한 말이라면 그렇겠다고 생각했다.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노력으로 경청하기보다는 

자기 의도를 관철시키려는 언어 역시 폭력적이다. 

자기 뜻과 스타일을 강요하는 언어라면 폭력이 될 수 있다. 


2. 

기대는 무기가 될 수 있다. 

상대를 인격적으로 대하는 태도 없이, 기대라는 명목으로 

누군가가 기대를 채워주지 못했다고 아쉬운 소리를 하는 것은 폭력이 될 수 있다. 


선생이 학생들을 개개인으로 바라보지 않고

수업을 듣는 집단으로 여기며 자기 목표의식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도 폭력이다. 

학생 개개인의 고유함과 형편을 무시한 선생의 기대라면, 폭력이라는 말이다. 


상대방이 기대해 달라고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은근슬쩍 기대하고서 자기 기대에 미치지 못한 상대에게

실망했다고 말하거나 화를 내는 것은 폭력이다.


3. 

극단적인 가치추구도 무기가 될 수 있다. 

모든 가치는 그것을 보완해 줄 반대편의 가치로 조화를 이뤄야 한다. 

온갖 좋은 가치도 극단적이 될 때 폭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맹목적인 사랑도 폭력이 된다.

끈끈한 가족애()가 가족이 아닌 누군가에게는 폭력이 되기도 한다.

고부간의 갈등은 며느리의 부덕이 원인일 때도 있지만 

대개는 시어머니의 맹목적인 가족 사랑이 화근인 경우가 많다. 


어머니에게 아들은 결점이 없는 완벽한 사람이겠지만 

그 아들은 어머니의 생각만큼 멋진 남편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며느리의 힘겨움을 아들에게서는 전혀 찾지 못하는 시어머니는, 

아들에 대한 사랑이 지극할수록 며느리에게는 끔찍한 폭력이 된다.


4.

주먹질을 하는 것만이 폭력이 아니다. 

상대의 고유함을 짓누르고 자기 뜻을 관철하려는 언어도,

상대를 인격체로 대하기보다 자기 목표대로 품어온 기대도,

조화와 중용을 고려하지 않고 맹목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도 폭력이 될 수 있다. 

 

말이나 기대 이전에 먼저 필요한 것은 

상대를 향한 이해와 인격적으로 대하는 태도다. 

진심으로 상대방을 위한 적이 있는가? 라는 질문 앞에 자신을 세워보아야 한다.

 

방금 언급한 질문 역시 폭력적이다.

이기적인 본성을 가진 인간이 실현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질문이기 때문이다.

질문의 폭력성을 덜어내기 위해 니체의 제안을 기억하자.

이기심 대 이타심의 구도가 아니라, 고귀한 이기심 대 저급한 이기심의 구도!

 

인간은 누구나 자기 이익을 생각하고 추구하며 산다.

저급한 이기심은 자기 이익'만'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고귀한 자기 이익과 함께 다른 사람의 이익도 고려하는 것이다. 

 

굳이 돌이켜보지 않아도 지금까지 많은 폭력을 범하며 살아왔다.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비폭력을 배워가고 싶다. 

나는 온갖 '~주의'를 싫어하지만 인문주의, 비폭력주의만큼은 추구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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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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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뜻 2013.06.02 00: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생의 제자인 나도 그럼
    인문주의와 비폭력주의만큼은 추구해야겠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