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ook Story/즐거운 지식경영

인문학 첫 공부를 위하여

카잔 2015. 1. 23. 22:55
GLA START 1주차 참가자들을 위한 포스팅이지만, 인문학에 관심 있는 분들께는 읽을거리가 될 것 같아 공유합니다. 강연에서는 인문정신과 인문지식이라는 개념을 설명드렸는데, 여기선 그러지는 못했네요.


 

1.

인문정신과 인문지식의 조화를 이룬 책을 읽으세요. 강신주의 『철학이 필요한 시간』과 『김수영을 위하여』의 서문을 읽으시면 그 조화가 무엇을 뜻하는지 감을 잡으실 겁니다. 요컨대, 문사철 지식을 통해 인문정신을 함양시켜 주는 책이 좋은 인문서입니다. (김수영 전공자들에게는 강신주의 선생의 김수영 이야기에 실망할 수도 있지만, 전공자가 아닌 이상 오독과 오해는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큰 결함은 아닙니다.)


강신주 선생의 두 책 서문은 GLA Start 1주차 수업과 가장 긴밀한 텍스트입니다. 다음의 두 부류의 책과 비교하며 읽어 보세요. 인문학을 지식 쌓기의 관점으로만 접근하는 책, 인간과 삶에 대한 이해가 인문학이라는 관점으로 문사철 식견이 결여된 책. (두 부류의 책 모두 인문학을 자기 관점에서는 훌륭할 수 있지만 다른 관점에서는 빈약함이 드러납니다. 수업 들으신 분들은, 이렇게만 얘기해도 척이시죠? ^^)


2.

시대적 텍스트는 우리 시대의 쟁점과 사회적 아젠다(유행하는 이슈가 아닌 삶의 영향을 미쳐 이슈보다 중대한 논의)를 다루는 책들을 말합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이해했던 관점보다 더 높고, 더 넓은 시야를 확보해 주는 책들 말이죠. 슬라보예 지젝의 『폭력이란 무엇인가』를 추천 드렸고요, 좀 어렵게 느껴지는 분들은 『세상 물정의 사회학』을 권합니다. 주체적(자아적) 텍스트로는 『어떻게 당신의 인생을 평가할 것인가』를 추천 했었네요.


여기까지는 1주차 수업의 공식 추천도서입니다. 아주 빡센모드이니 1번까지만 따라오셔도 강연을 풍성하게 이해하는 데에 충분할 겁니다. 이제 기타도서를 정리해 둡니다. 제 개인적 관점에서의 추천도서는 아니나, 궁금하실 테니 간략히 언급합니다. 제 관점을 뿐입니다. 편견일지도 모르고요. 강사의 추천이든 아니든, 끌리면 읽는 것도 독서의 즐거움이겠지요. ^^


3.

밥장의 『밤의 인문학』. 어제 언급한 책 중 가장 달달한 책입니다. 쉽고 재밌습니다. 가볍게나마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책입니다. 제가 이 책을 언급한 이유는 제목에 ‘인문학’을 달았기에 강연 소재로 적합했을 뿐입니다. 지식관에서는 인문학 책이 아니지만 지혜관에서만 보면 인문학 책이 되겠지요. 그래서 저는 지혜관과 지식관의 결합이야말로 온전한 인문학 이해라고 생각하고요. 이왕이면 좀 더 정교한 인문지식으로 삶을 들여다보자는 쪽이라 추천은 안 드렸지만, 책과 담을 쌓고 살아왔다면 시작으로 괜찮은 책입니다.


4.

최진기 선생과 주현성 선생의 책은 지식관에 입각하여 쓰인 책이라 인문정신에 대한 개념이 없고, 인문학의 범주도 들쑥날쑥합니다. “여러분 지식을 전달해 드리니 받으세요”라는 느낌이 드는 책인데, 그런만큼 지식 교사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해냅니다. 책의 강점이겠지요. 단점은 저자들의 인문 소양이 깊지 않다는 점입니다. 인문 소양으로 합리적 비판주의, 인과 분석에 대한 회의, 인문학의 실용성에 대한 견해, 어학 실력 등을 말씀드렸는데, 직접 판단해 보시기 바랍니다.


5.

정리하겠습니다. <빡센모드>로 수업을 들으실 분들은 1) 인문정신과 인문지식의 조화가 무엇을 뜻하는지 생각하며, 『철학이 필요한 시간』과 『김수영을 위하여』의 서문을 읽는다. 2) 수업후기를 작성한다. 3) 추천도서를 읽는다 : 『폭력이란 무엇인가』 -> 밤이 선생이다 -> 어떻게 당신의 인생을 평가할 것인가. (이번에는 『폭력이란 무엇인가』의 서문과 1장 정도를 뒤적여 보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다른 책들은 다음에 사세요. 더욱 긴밀한 추천도서가 많습니다.)


설렁모드 여러분! 스트레스 받지 마시길~! 마음 가는 대로 가면 되니까요. ^^ <되고의 법칙>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선생님 이렇게 까지 해야 해요? 싶으면 그렇게 까지 안 하면 되고, 나도 한번 해 보고 싶은데 하는 생각이 들면 열받기 전까지만 읽으면 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