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끼적끼적 일상나눔

아카이브로 날아갈 책들

카잔 2015. 10. 21. 09:45

나의 장서는 양평 아카이브와 동교동 서재에 나뉘어져 있다. 장서의 90%가 아카이브에 있고, 내 생활의 중심은 90%가 동교동에서 이뤄진다. 읽을 책들을 실어오고 읽은 책들을 실어가는 일이 자연스러운 내 일상 중 하나가 되었다. 일상의 일면을 들여다본다. 군더더기를 없애 효과성과 효율성 모두를 높이고 싶어서다. 일상과 몸매는 군더더기가 없을수록 아름답다.

 

 

1. 여행서 두 권

 

올해 가을에 일본에 갈 뻔했다. 실행되었더라면, 오랜만에 둘이 떠나는 해외 여행이었다. 내겐 둘이 떠나는 여행이 가장 드물다. 연예인처럼 밀월여행을 떠날 수도 없고, 결혼한 친구랑 떠나기는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이다. 실행한다면 아마 그의 아내가 나를 싫어하게 될 것이다. 국내 여행을 둘이서 다녀 온 적은 네번이다. 친구 P와 포항, 친구 L과 제주, 와우팀원 K와 구례 그리고 친구 O와 떠난 베트남.

 

결론적으로 미혼 남성 둘이 떠나기로 한 일본 여행은 취소되었다. 당연한 귀결로 독서 계획도 변경되었다. 여행을 위해 양평 아카이브에서 2~3주 전에 들고왔던 『자신만만 세계여행 JAPAN』을 읽을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이번 양평행에 나와 동반하여 다시 아카이브를 지키게 될 책이다.

 

또 다른 여행서 『Just go 오스트리아 부다페스트 프라하』도 양평행이다. 얼마 전, 와우팀원 한 명이 빈, 부다페스트, 프라하 여행을 다녀왔다. 떠나기 전, 여행 이야기를 나눌 때 혹시나 도움될까 싶어서 지난 달 양평에서 들고 온 책이다. 쓸모가 다했으니 다시 양평으로 Go. (진작에 갔어야 하는 책인데, 깜빡했다.)

 

 

2. 영문판 고전 세 권

 

사진은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헤로도토스 『역사』 그리고 플라톤, 타키투스, 플루타르코스 등 고대 그리스 로마 사상가들의 비평 선집 『고전 문학 비평』의 영문판이다. <Oxford World's Classics> 시리즈인데, 염가로 구입한 책들이다. 당장 필요하지 않은데도 저렴하게 구입할 기회라는 이유로 사들인 책이라는 뜻이다. 2016년에는 고대 그리스 고전에 집중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는데, 그때 헬라어 원서는 보지 못하더라도 영문판은 참고하리라는 열의도 깔려 있긴 하다. 어쨌든 올해 내로 볼 계획은 없고, 한글 번역본 읽기가 우선이므로 지금으로서는 양평 아카이브 행이다.

 

 

3. 한국현대사 책 두 권

 

4주 간의 한국현대사 강의를 준비하기 위해 양평 아카이브에서 애일당으로 모셔 온 책들이 많다. 수업이 끝났으니 몽땅 양평으로 보내면 좋은데, 국정교과서 논란이 한창이니 몇 권은 남겨 놓기로 했다. 아카이브로 건너갈 책 중 하나인『해방전후사의 인식』은 1979년부터 1989년까지 전 6권이 출간되었는데, 80년대 생각하는 젊은이들의 애독서였다. 논문 형식의 책이라 대중서는 아닌 셈이겠지만, 현대사에 관심 있다면 읽는 재미가 깊은 책이다. 이번에는 두 챕터를 읽었는데, 대학생 시절의 독서 생활이 떠올라 추억에 잠기곤 했다. (나는 90년대 말에 『해방전후사의 인식』을 만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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