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끼적끼적 일상나눔

내가 사랑하는 재즈곡들

카잔 2016. 3. 2. 17:02

존 콜트레인

 

행복이다! 새로 구입한 PC 스피커가 내게 감동을 준다. 듀크 엘링턴과 콜맨 호킨스가 연주한 <Limbo Jazz>와 존 콜트레인의 <Say it>을 연달아 들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두 곡의 재즈다. 서로 다른 분위기의 두 곡이 나를 서로 다른 세계로 실어다 주었다. 나는 경쾌하게 뉴욕 거리를 거닐다가 몽펠리에의 어느 바에서 와인을 즐겼다. <Limbo Jazz>는 언제 들어도 스무살의 나를 떠올리게 한다.

 

 

예전 스피커에 문제가 생긴지는 꽤 되었다. 어려운 일도 아닌데, 구입을 미루었다. 예산을 20만원 정도까지 책정했다가 결국 3만원 짜리로 결정했다. 음악을 좋아하는 데도 아직은 막귀인가 보다. 어쩌면 100만 불짜리 감수성을 지녔는지도 모르겠다. <Say it>은 밤에 더욱 어울리는 곡이다. 오늘 밤 와인 한 잔을 곁들이며 또 들어야겠다. 서로 다른 분위기의 두 곡을 모두 열렬히 좋아한다는 사실이 나의 힘이라 생각한다.

 

 

데이브 브루벡의 <Take five>도 추억이 깃든 곡이다. 1997년부터 한창 재즈를 들었다. <Take five>는 1999년도에 빠졌던 곡들 중 하나로 기억된다. 이 곡을 들으며 춤을 추곤 했다. 춤이라 하기엔 민망하다. 흥과 감동과 몸에다 바치는 나만의 몰입 동작이었다. 여자 친구 앞에서 추면, 그녀가 무지 웃었다. <Take five>와 같은 분위기의 재즈를 좋아한다. 특히 드럼과 베이스가 리듬을 맡고, 색소폰과 피아노가 멜로디를 연주하는 곡들!

 

 

위의 연주에서, 2:30 이후 길게 이어지는 드럼과 베이스의 랠리는 황홀하다. 멜로디를 떠받치는 드럼의 리듬과 둥둥 울려퍼지는 베이스 소리! 4:37초에는 색소폰 소리가 드럼과 베이스의 황홀경에 빠진 나에게 오르가즘을 선사한다. 내가 다녔던 대학교 앞에는 <Take five>라는 카페바(?)가 있었다. 바 치고는 저렴하고, 카페 치고는 어두운 공간을, 친구랑 자주 갔었다. 재즈를 잘 모르는 녀석인데도, 우린 종종 재즈카페에 들렀다. (아래는 오리지널 비디오 버전이다. 내게는 다소 빠른 속도감이지만, 연주자들을 감상하는 맛이 좋다.)

 

 

오래 전 썼던 독서일기에 재즈에 관한 책들을 적었던 사실이 떠올라 펼쳐보았다. 1999년 4월 27일 독서일기에는 다음과 같은 생각들이 적혀 있었다. "재즈계에서 명성을 떨치는 뮤지션들은 저마다 자신의 음악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킨 스승들과의 만남이 있었다. 내게도 보다 높은 음악 세계를 열어 줄 스승이 있었으면 좋겠다. 몇 번 만이라도 함께 기타 연습을 하면서 차원 높은 음악을 접하고 싶다." 새삼 느낀다. '내가 이리도 음악을 열망했구나.' 나의 인생은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보다 높은 세계를 열망함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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