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끼적끼적 일상나눔

추억을 부르는 이름, 리 모건

카잔 2016. 3. 3. 23:19

리모건! 90년대 말 온라인 카페에서 사용한 나의 첫 번째 닉네임이었다. 몇몇 사람들은 '리모건'이 무슨 뜻이고 물었다. 리모컨을 잘못 쓴 거 아니냐고 묻는 이도 있었다. "리 모건이라는 재즈 뮤지션 이름이에요." 정말 궁금해 하는 이들에겐 조금 길게 답변했다. "설명하기가 쉽진 않지만 그의 음악에 끌려요. 요절한 것도 그렇고요. 서른 넷의 나이에 연인의 총에 맞아 세상을 떠났거든요.“

 

리 모건 Lee Morgan(1938~1972)에 관해 위키피디아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15세 때부터 밴드를 결성하여 클럽에서 주급 받으며 연주 활동 시작. 이때 클럽에서 우연히 마일즈 데이비스, 디지 길레스피, 클리포드 브라운 만남. 디지 길레스피의 대표곡 <A Night in Tunisia>를 연주하며 각광 받음. 1956년부터 최고의 재즈레이블 블루노트에서 음반 발매, 1958년 아트 블래키의 밴드 <재즈 메신저스>에 합류하면서 독주자로서의 능력 더욱 발전, <The Sidewinder>의 대단한 성공을 거둠.(위키피디아 발췌 요약)"

 

소개에 등장하는 디지 길레스피는 찰리 파커와 함께 모던 재즈의 거장이자 수호자다. 나는 디지 길레스피에게 두 번 고마움을 느낀 적이 있다. 고마움은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의 은인 중 한 명이라는 생각 때문이다.그 중 하나는 자기 밴드의 신참 주자인 리 모건에게 여러 번의 독주 기회를 제공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1990년 아트 블래키에게 문안 전화를 하여 블래키의 마지막 공연을 성사시킨 것이다.

 

 

리 모건은 내게 듀크 엘링턴과 함께 재즈 전도사다. 재즈에 관심을 갖게 해 준 뮤지션이 두 사람이다. 훗날 존 콜트레인을 더 좋아하게 되었지만, 리 모건은 여전히 20대 초반 재즈에 취했던 날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추억의 대명사다. 세상에 음악이 존재한다는 사실, 내가 열광하는 음악을 향유한다는 사실이 문득 행복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오늘이 그렇다. 일정 사이에 잠시 리 모건의 곡을 듣는다. 에너지를 채우기 위해.

 

(리 모건을 대표하는 곡은 <The Sidewinder>지만 나는 <All the way>를 더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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