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나를 회복하는 시간

카잔 2016. 3. 3. 08:21

아침에 일어나는데, 몸이 무거웠다. 당연한 일이다. 새벽 1시 50분 경에서야 잠들었으니까. 24시 취침은 나의 하루경영 원칙 중 하나다. 원칙은 일관되게 지켜야 제 맛일 테지만 나는 너무 자주 변칙적으로 산다. 어젯밤의 변명은 이렇다. '오늘은 낮잠을 2시간 잤으니 2시간 늦게 자는 게 맞지. 지금 잠도 오지 않고 말야.' 퐁당퐁당 연휴 내내 싸돌아다녀 피곤한 탓인지, 어젠 낮에 꽤 피곤했다. 맘 먹고 낮잠을 잤고, 그렇게 2시간을 잠에 투자했다. 

 

그럴듯 하더라도 변명은 변명이다. 변칙적 삶으로 원칙을 운운할 순 없다. 새롭게 결심했다. 변명부터 사로잡았다. 낮에 잤으니 저녁에 좀 늦게 잔다는 말은 결국 이튿날 아침의 늦은 기상을 예비하는 꼴이다. 숙면에 관한 조언들 중 빠지지 않는 항목은 규칙적인 일상이다.

 

"일찍 잠드는 데에 문제가 있다면 신체 리듬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것이 우선이다. 매일 같은 시각에 잠들고 일어나는 게 중요하다. 일단 현실적인 수면 시간을 설정하는 것부터 시작하라. 그 후 아무리 피곤해도 정해진 시각에 일어나고 잠자려 노력하다 보면 신체 리듬이 돌아올 것이다." (세계일보 <숙면하는 10가지 방법> 나진희 기자)

 

기사는 신체 리듬을 회복하려는 노력과 함께 잠자기 2시간 전에는 휴대폰을 비롯한 전자제품을 사용하지 말고 야식을 지양하기를 권한다. 10가지 중 내게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3가지를 원칙으로 삼기로 했다. 규칙적인 수면(12시~6시), 밤 11시에는 노트북과 핸드폰 끄기, 밤 10시 이후로는 먹지 않기(수업 뒷풀이는 예외)! 결국 예외조항을 넣기도 했고, 머잖아 변칙적 실천이 출몰할 테지만 꾸리고 싶은 일상을 위한 규칙을 세웠다.

 

매트리스는 딱딱해야 좋을까 푹신해야 좋을까. 나는 침대 회사가 강조하는 만큼 매트리스가 중요한지 궁금했다. 과학계의 연구 결과를 보자. "2008년, 의학 학술지 <스파인>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딱딱한 매트리스에서 자는 사람이나 푹신한 매트리에서 자는 사람이나 허리 통증을 느끼는 정도에 별 차이가 없다. 딱딱한 침대를 좋아하느냐 푹신한 침대를 좋아하느냐 하는 것은 개인적 취향일 뿐, 의학적으로는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린들, 『잠의 사생활』, p.312) 린들은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여러분이 가장 편안하게 느끼는 침대는 이미 누워 자고 있는 침대일 가능성이 높다."

 

나는 잠자는 공간을 조금이라도 안락하게 꾸며야겠다고 생각했다. "편안한 매트리스가 수면의 질에는 별 영향을 끼치지 않을지 몰라도, 침실은 수면의 질에 여러 가지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러한 요소들을 모두 합친 전체 환경을 전문가들은 수면 위생이라 부른다." (같은 책, p.315) 린들의 제안은, 근사한 침실을 마련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수면 위생은 앞서 언급한 잠자리에서 아이패드를 본다거나 하는 등의 일 대신 조명을 어둡게 하고 16~19도로 기온을 맞추는 환경적 요인을 말하니까.

 

삶을 이루는 요소라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다. 잠은 인생의 1/3 가량을 차지하니 잠의 중요성은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잠을 계속 망각하고, 간과하고, 뒤로 미룬다. 잠의 중요성을 깨닫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필연적으로 우리를 더 개선되고 건강하고 창조적인 삶을 살아가도록 도와준다." (같은 책, p.329) 린들은 책의 마지막 대목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내가 전문가들과 대화하면서 배운 가장 귀한 교훈은 잠을 잘 자려면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p.328)

 

노력이 항상 결실을 안기지는 않지만, 노력 없이는 결실이 드물고 노력은 가치 있는 결실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