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끼적끼적 일상나눔

2017년 1주차 성찰일지

카잔 2017. 1. 8. 22:32


<2017년 1주차 3대 뉴스>


1. 회복의 기미를 느끼다
새해 첫 주를 조금 나아진 기분으로 보냈다. 3일은 눈물 없이 보냈다. 아직은 힘겨울 때가 많지만, 분명 11월보다는 좋아졌음을 느낀다. 이렇게 매주 서서히 회복되었으면 좋겠다. 다시 혼자서도 행복감을 느끼고, 자주 웃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2. 학습조직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하다
J는 교육 회사의 CEO이고, 탁월한 강사이기도 하다. 내가 좋아하는 분이다. 어쩌면 존경하게 될지 모를 분이기도 하다. 한 번 보자고 연락을 주셔서 일정을 조율해서 반갑게 달려갔다. 지난해, 처음 뵈었던 날에 4시간 가까이 이야기를 나누며 고무적이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이번에는 내게 프로젝트 하나를 함께 해 보자고 권하셨다. 스터디 진행 하나와 교육 프로그램 R&D 건 하나였다. 두 가지 모두 기꺼운 마음으로 하겠다고 말씀 드렸다. 편안하고 자유롭게 나는 담소도 뜻 깊었지만, 이번처럼 업무 얘기도 의미가 깊었다.


3. P와 K를 소개하고 첫 만남을 갖다
세 남자가 토요일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 내가 사랑하는 후배와 새롭게 사귄 우정을 소개시킨 자리였다. ‘소개’는 내게 어색한 단어다. 일대일 만남을 좋아할 뿐 서로 연결하고 소개하는 일은 나와 거리가 멀었다. 12월부터 다르게 살고 싶어서 여러 사람을 소개했다. P를 내가 따르는 의사 선생님께 소개했고, 와우팀원과도 함께 자리하기도 했다. 소개할 때에는 약간의 떨림도 느꼈지만, 나를 중심으로 새로운 인간관계가 맺어지는 모습을 목격하는 모습에서 난생 처음 느끼는 든든함을 느끼기도 했다.


<키워드 성찰>


집필
독서 에세이 <자유롭게 하루 종일(가제)>를 집필 중이다. 이번 주에는 일곱 편을 다듬었다. 글로는 7편이지만, 작업일로는 6일이다. 하루에 두 편을 쓴 날이 있고, 토요일을 건너뛰었기 때문이다. 토요일엔 바쁘고 피곤했다. 긍정심리학 수업 재녹음, 강의력 특강 그리고 저녁 약속이 잇달았다. 밤에는 취기로 인해 11시가 넘어서면서 잠들었다. 새해 들어 첫 번째 불발이다.


새로운 글을 쓰기보다는 퇴고에 집중하는 요즘이다. 상실의 고통으로 창의적인 일을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단순 작업은 그나마 손에 잡을 수 있다. 하루에 한 편씩 퇴고하는 일은 쉽지도 어렵지도 않다. 출간 욕심을 생각하면 박차를 가하고 싶지만, 글 쓰는 과정을 일상 속에 스며들게 하고 과정을 즐기면서 가려면 지금의 속도와 열심이 알맞은지도 모른다.


퇴고는 마법임을 매번 느낀다. 어제 만족했던 글이 오늘은 불만족스럽고, 퇴고로 인해 다시 만족으로 바뀌는 과정이 재밌다. 또한 퇴고는 끼니 챙기기처럼 때때로 귀찮고, 그 귀찮음이 날마다 찾아든다. 건강한 식사가 몸을 이롭게 하듯, 성실한 퇴고는 글을 다듬어 간다. 이 사실을 경험적으로 아니, 결국엔 퇴고를 거르지 않게 된다. '지적 욕망을 자극하는 소녀'와 같은 책을 읽는 나의 모습, 생각, 감정을  담은 글을 좀 더 많이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악서총람』, 『살인자의 기억법』 을 다뤘던 글을 퇴고하고 마음에 평온이 찾아들면 『상실수업』에 대한 글을 새롭게 쓰자.


공부
긍정심리학 책들을 틈나는 대로 보았다. 직관에 반하는 연구 결과들로 사유하는 일은 무척 즐겁다. 새로운 영감을 얻을 때마다 잠시 행복을 느꼈다. 새해 들어 읽기 시작한 책은 『나는 오늘부터 달라지기로 결심했다』와 『니코마코스 윤리학』이다. 각각 습관과 행복을 다룬 책인데, 한 주 동안 실천하고 생각하면서 읽었다. 2017년의 첫 날에는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으며 올해의 푯대로 삼기에 충분한 두 구절을 얻었다.


관계
하루도 빠짐없이 날마다 소중한 사람들을 만났다. 최근 더욱 친해져 나에게 큰 위로를 안기는 K를 세 번이나 만났다. 새로운 우정 P와도 식사를 두 번이나 함께 했다. 오랫동안 우정을 나눠 L과 C와도 잦은 만남을 가졌다. C는 여전히 나의 아픔을 공감해 주었고, L과의 대화는 즐겁고 따뜻했다. 내가 멘토로 모시고 싶은 J 선생님을 뵙기도 했다. 한 번 보자는 말씀에 찾아뵈었더니 일감을 제안하셨다. 다른 분이 아닌 J 선생님의 제안이었기에 감사하게 받아들였다.


마음속에는 칼바람이 불었지만, 친구와 지인들과의 관계 날씨는 좋았다. 바람이 매서울수록 우정을 찾았던 것도 같다. 사랑이 그립고 외로움이 찾아들수록 ‘내가 먼저 사랑을 전하자’고 생각하며 소중한 분들에게 따뜻한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상실의 고통으로 가슴 한복판이 뻥 뚫려 있는 요즘이다. 무얼 해도 누굴 만나도 중심이 허전한 느낌이다. 이리 아파서일까. 중심은 여전히 허전한데, 깊어지는 관계들은 많아진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 중심도 조금씩 채워질 테지!


강의
(두 번의 희열과 하나의 선방)


희열 : 기쁘고 즐겁고 보람됨
선전 : 최선을 다하여 잘 해냄
선방 : 최악이 되지 않도록 잘 막음
고뇌 : 강연을 망쳐 괴로워함


세 번의 강연이 있었던 주간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 긍정심리학 1주차 수업, 강의력 특강. 두 번의 강연은 흡족했다. 『니코마코스 윤리학』 제1권을 다룬 수업은 핵심을 효과적으로 전했다. 아리스토텔레스 그리고 행복이라는 키워드를 어떻게 전할까를 고민하며 강의를 설계한 것이 유효했던 것 같다. 


<강의력 특강>은 내가 이 주제를 장악하고 있음을 느끼면서 진행했다. (장악은 부담스러운 표현이긴 하다.) 경험과 지식을 지녔고(전문성), 수없이 고민했으며(진정성), 강의력을 강화하기 위한 프로세스와 노하우(방법론)를 전달한다면, 하나의 주제를 ‘장악’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다음은 장악하고 싶은 주제들 : 강의력, 필력, 독서력 그리고 자기이해, 문예사조, 『그리스인 조르바』


긍정심리학 1주차 수업은 불만족스러웠다. 강연을 망친 정도는 아니었으니, 선방이었다. 새해 두 번째 강연에 불만족한 이유는 여러 가지다. 1) 어쩌면 선전이라고 볼 수도 있었지만, 연초라 나에게 엄격하고 싶었다. 올해는 모든 강연을 멋지게 해내고 싶었다. 2) 소중한 지인들이 많이 왔는데, 그들은 긍정심리학의 세계로 확실히 초대했어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3) 더욱 잘하지 못했다는 생각은 그들을 향한 미안함으로 이어진다. (돈과 시간을 투자했는데, 하는 생각) 4) 욕망도 아쉬움을 한몫 거들었다. 나는 모든 강연에서 ‘명쾌하다, 시선이 열렸다, 무얼 할지 알게 됐다, 내게 창조적 혼란을 안겼다’ 등의 말을 듣고 싶다. 5) 여러 감정은 마침내 부끄러움으로 이어졌다. 아! 이렇게밖에 못하다니!


나는 결국 재녹음을 해서 원격수업 자료를 만들었다. 하필 주말까지 바쁜 일정이라 조금 무리를 하고 말았다. 눈이 아파 안과에 갔더니, 결석이 많이 생겼다며 안약을 처방해 주었다. 원래는 두 개였는데, 이번에는 3개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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