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조금은 쓸쓸했다.
크리스마스의 축제 분위기가 나만 빗겨가는 듯한 느낌.
거리마다 오고가는 많은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연인과 함께 하는 모습.
캐롤을 듣고 있지만, 왠지 허전함이 밀려드는 밤.

한 달 전에 여자 친구와 헤어진 친구 녀석에게 전화를 했다.
왠지 그도 지금쯤 아린 마음을 달래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여보세요" 목소리가 씩씩하다. 스키장에 있단다. 연속 3주째 스키장이라니, 대단하다.
외로울까 봐 전화했는데 즐겁겠네? 웃으며 대답한다. 그래도 외롭다.

내년 이맘 때 쯤엔 너도, 나도 연인과 함께 하길 바란다.
그래. 라는 대답을 들음으로 전화 통화를 끊었다.
녀석이 씩씩해서 내 기분이 살짝 좋아졌다. 하하하.
허나, 허전한 마음이 싸악 가시지는 않았다.

매일 싸늘한 방 안으로 들어오게 되지만 서글프거나 외롭지 않다.
언젠가부터 나 자신과 함께 하는 것이 무척 편안하고 즐거워졌다.
나 자신의 장점과 단점 모두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기 때문이고,
사람들과 있는 모습 그대로 관계하였기 때문임을 뒤늦게야 알았다.

"매순간 가식의 탈을 쓰고 실제의 모습보다 훨씬 나은 사람인 듯 살아가는 이들은 결코 자신과 함께하는 것을 편안하게 여길 수 없다. 자신이 강점과 약점을 모두 지닌 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때만이, 우리는 자신을 좀 더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자신의 결점과 단점을 솔직하게 인정할 때 우리는 비로소 가식적인 삶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더 이상 자신이 아닌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아도 되는 까닭이다. 뿐만 아니라 약점을 드러냄으로써 이를 극복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지 않아도 되며, 이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울 수 있게 된다."
                                                                                          - 매튜 캘리,  『친밀함』 중에서


매튜 켈리가 나보다 훨씬 잘 설명해 주어 조금 길지만 인용해 보았다.
언젠부터서는 집으로 돌아와 거짓 미소를 지었던 것을 떠올리며 후회하거나
그날 만난 사람에게 어떤 모습으로 보여졌을까를 고민하느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게 되었다.
편안하게 하루를 마무리하고, 내일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요즘도 가끔씩은 그러지 못할 때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나는 스스로와 지내는 것이 편하다.
고독을 즐기지 못하고 혼자라는 두려움에 빠지게 되면 이것을 벗어나기 위해 잘못된 만남을 갖게 된다.
내 삶에 잘못된 만남이 줄어든 것도 홀로 지내며 편안할 수 있게 되었던 까닭도 있으리라.
외롭고, 약하고, 교만하기까지 한 나도 누군가로부터 이해받을 수 있음도 믿게 되었다.

오늘 같은 밤, 외롭지만 마음이 힘들진 않다.
아련함 한 조각이 가슴 속에 스며 들지만, 슬프거나 우울하지는 않다.
그렇다고 해서, 우울함과는 정반대의 감정을 지니게 된다는 말로 이해하는 분들은 없으시겠지.
울적한 마음이 있지만 예전과는 달리 소모적인 감정으로 이끌고 가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자신과의 친밀함이 중요하다.
다른 사람들과의 친밀함으로 나아가는 첫 단계이기 때문이다.
결국 친밀함이 행복이다. 친밀함... 그 따뜻하고 위로가 되는 관계를 얻고 싶다.
한 해의 마지막 며칠, 따뜻한 책 『친밀함』을 읽으며 지난 해를 돌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덧] 『친밀함』은 그냥 언급한 책이 아니라 보보가 추천하는 책입니다. ^^
읽으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보보의 독서카페>에 오셔서 정팅에도 참여해 보세요~
cafe.daum.net/yesmydream 에 오셔서 공지사항 확인하시면 됩니다.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전문위원 (시간/지식경영 컨설턴트) hslee@eklc.co.kr
Posted by 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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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byo 2008.12.22 12: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도 봐야겠다! ^-^

  2. 2008.12.22 18: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보보 2008.12.23 12: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사람들은 자신의 울적한 마음을 숨기는 것 같더라.
      또 다른 어떤 사람들은 울적한 마음을 들 때,
      친구들을 불러 달래주길 기대하더라.
      술 한잔과 함께 자신의 울적함을 살짝 즐기면서 말야.

      나는 그 중간에서 나의 건강함, 온전함을 되찾고 싶은 게지.
      나의 감정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감정 속에 빠져 허우적대지 않은 경계에 서서
      나의 세상을 만들어가고 싶다. 건강한 나의 세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