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끼적끼적 일상나눔

도전을 주는 여인

카잔 2009. 4. 7. 21:16

LONDON 의 수요일

 

아침 6 시에 눈을 떴다

오늘은 주님 탄생 예고 대 축일

가브리엘 천사가 마리아께 나타나

예수님의 잉태를 알린다

성모님의 겸손과 순명을 묵상하며

나도 오늘의 은총을 청하였다

 

 

바깥 길이 보이는 호텔 까페 table 에서

내가 좋아하는 English Breakfast 을 먹는다

혼자 하는 여행이라 행여나 또 아플 까봐

이것 저것 조심스럽게 챙겨 먹는다   

건강에 좋다는 natural yogurt 가 밋밋하여

자연산 꿀과 호두를 으깨어 넣었더니

맛이 일품 이더라

 

 

 

나의 인생도 이런 것 아닐까

밋밋한 나의 삶에 사랑 믿음 열정 노력 겸손 등을

첨가하면 먹음직스러운 하루가 되지 않을까

  

 

얼굴색이 진한 아가씨가 묻는다

따끈한 커피를 더 원하십니까 라고

그러나 순간적인 그녀의 실수로

테이블은 검게 물들고

나의 손은 읽고 있던 책을 움켜쥐었다

막내딸 라일라 가 방학 기간 동안

Virginia 에서 아르바 했던 때를 생각하며

It is OK 하며 웃어 주었다



40 여년 전에 한국을 떠나 브라질에서 살아 온 한국분이 쓴 글이다.
학창 시절부터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포르투갈어로 공부하여 포어을 아주 잘 하신다.
한국말도 하지만, 글을 쓸 때엔 한국어보다 포르투갈어가 훨씬 편하시다. 

50대 중반의 주부로서 직업인으로서 살아오면서 PC와는 담을 쌓고 살았다. 한 번 켜 본 적도 없었다.
그런 그가 자신의 삶을 더욱 사랑하기 시작했고, 후반전을 멋지게 살리라는 열정으로 와우팀원이 되었다.
열정으로 노트북을 구입했지만, 글을 쓰는 것은 열정이 아니라 한 자, 한 자 워드를 쳐야 하는 것이었다.

브라질에 갔을 때, 그는 자기소개서를 편지지에 써서 제출했다.
한국 자판을 본 적이 없었으니 쉽지 않았을 것이다. 포기하지 않고 선택한 것은 손으로 쓰는 것이었다.
손으로 쓴 8장의 자기소개서 편지를 읽으며 적잖이 감동했다. 이것이 불과 2개월 전의 일이다. 

그로부터 한 달이 채 지나기도 전에 카페에 그의 첫번째 글이 올라왔다.
열흘 정도가 더 지나니 사진을 곁들인 글이 올라왔다. 위의 글은 최근에 와우카페에 올라온 것이다. 
글을 올린 것도 감동, 내용도 감동이다. 마지막 문단에서 보여 준 기품 있는 여유가 주는 느낌도 진하다.
 
사진을 올리기 위해 딸에게 도움을 구했다고 한다.
한글로 글을 쓰기 위해 자판에 익숙해지기 위한 노력을 했으리라.
'이 나이에 무슨 새로운 걸 한다고?'라는 생각이 자리잡기도 전에 행동하였으리라.

삶에 '첫 경험'이 사라져서 아쉬워하던 내게 도전을 주었다.
50대 중반에 생애 첫 경험을 선택하여 힘차게 도전하는 그의 발걸음 자체가 자극이다.
무얼 주저하는가? 새로운 것을 향하여 도전하자. 안 되면 배우고 연습하자. 힘차게 살자. 나도, 당신도!


글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전문위원 (시간/지식경영 컨설턴트) hslee@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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