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끼적끼적 일상나눔

오랜만의 일상

카잔 2009. 10. 1. 10:58

너무나도 익숙한 노래,
Ann Maartmann의 <I'll be good to you>를 듣는 순간
방그레 웃었다. 변함없는 카페 데 베르.
이곳은 맨날 똑같은 노래만 틀어주나, 라는 지겨움이나 불평이 들지 않고
편안하고 친숙한 공간에 들어섰다는 안락함이 들었다.

문을 열자마자 내 귀에 들어온 노래를 온 몸으로 느끼며 (헉 느끼하다) 
그렇게 홀로 방그레 웃으며 가방을 내려 놓았다.
카운터에 갔더니 안 봐도 얼굴을 떠올릴 수 있는
아르바이트생(혹은 점원)들이 서 있다. 아마 그들도 나를 알아볼 것이다.
허나, 우리는 한 번도 아는 척을 한 적이 없다.
나는 쑥스러운 것이고,
그들은 '저 손님은 조용한 성격인가 보다' 하고 생각할 것이다.
실은 아닌데. 호호.

책을 읽었다. 글 하나를 끄적거렸다.
늘 이렇게 밥벌이를 생각치 않고 빈둥거리면 안 되는 줄 알지만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는 것, 그리고 글 하나 써 보는 것이 참 행복하다.
버벅댔던 어제의 모임을 잊지 않아야 할 터인데, 벌써 잊혀져 간다.
이 놈의 속 편한 망각은 종종 사는 데에는 편리하지만,
깊어지고 성숙하는 데에는 종종 방해가 된다.
부끄러운 일은 기억하여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교훈을 되새긴다.

카페에 온지 두 시간이 훌쩍 지났다.
먹고 즐겼으니 이제 일을 해야겠다.
이 순서가 뒤바뀌면 참 좋을 터인데
늘 놀고 나야 일할 맛이 생기다니.
그래서 나는 날마다 논다. 맛나게 일하기 위해.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컨설턴트 (자기경영전문가) hslee@ekl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