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하루는 짧지 않다!

카잔 2009. 12. 1. 17:16

눈을 떴다. 새벽 6시를 향해가는 시각을 보며 이크, 늦었구나 하며 일어났다.
몸을 좀 더 누이고 싶었지만 오전 9시면 집을 나서야 한다.
한국외대 용인캠퍼스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이 있다.
9시 전에, 웹진 원고를 마무리하여 보내야 하니 시간이 없다.
5시에 일어나려던 계획이었는데, 한 시간이나 더 잤다. 에고.

열심히 글을 마무리하여 보내니 정각 9시, 후다닥 챙겨서 출발.
아침에 사과 한 쪽이라도 먹고 나오려던 생각도 그저 생각에 그쳤다.
지하철과 버스를 갈아타고 가야 한다. 가는 길에는 졸기도 하고,
노트북을 꺼내 슬라이드 순서를 변경해 가며 강연 준비를 마쳐 두었다.
여유롭게 도착하여 샌드위치와 생과일 주스를 먹을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짧은 여유 시간을 아쉬워하며 강연장으로 출발했다.
본관 로비는 총학생회장의 선거 개입 사건을 폭로하는 대자보가 붙어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그곳이 지나 2층 강의실로 들어갔다. 처음이 아니어서 익숙했고 청년들의 에너지를 얻었다.
두 번의 강연을 했고, 두 번째가 더욱 만족스럽게 진행이 되었다.
강연을 하는 내내, 그들의 가진 '젊음(혹은 시간)'이라는 자원이 빛나 보였다.

강연을 끝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
용인 외대 본관 앞의 호수가 올 때보다 더욱 아름다워 보이는 것은
햇빛이 호수를 비추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내가 좀 더 여유롭게 쳐다보았기 때문이기도 하리라.
세상은 여유를 가지고 바라보면 좀 더 빛난다. 애정으로 바라보면 더욱 찬란하다.
이런 생각을 하며 잠실행 빨간색 좌석 버스에 몸을 실었다.

4시간 강연과 이동 시간 4시간을 보내고 나니 하루 해가 저물고 있다.
아침도, 점심도 걸렀기에 늦은 점심 겸 저녁을 잠실 롯데캐슬 푸드코트에서 해결했다.
알랭 드 보통의 책을 읽으며 잠시나마 여유를 누린 시간이다. 무엇보다 앉아 있어서 좋았다.
책을 사려다가 최근에 다시 Yes24 플래티넘 회원이 된 것을 생각하며 참았다.
집으로 가서 쉬면 좋으련만, 오늘은 독서 카페 정모일이다.

정모를 진행하는 감을 얻기 위해 이동하는 내내 알랭 드 보통의 책을 읽었다. 
시작 시간에 거의 맞춰 (3분 전이었다) 정모 장소에 도착했다.
회원들은 다른 책과 달리 이번 『일의 기쁨과 슬픔』을 퍽 어려워했다.
두 챕터를 함께 독해하는 시간을 갖기도 하고, 각자가 가진 일에 대한 생각을 나누기도 했다.
진솔한 이야기들을(진짜 자기 이야기들을) 끄집어 내 주어 정모가 풍성하고 의미 있었다.

포장마차에서 물오뎅과 떡뽁이, 튀김 등을 먹는 아주 간단한 2차를 가졌다.
선릉역에 도착해서는 집으로 곧장 가지 않고 지하철 역 의자에 앉아 책을 읽었다.
종종 이렇게 역에서 책을 읽는다. 밝아서 좋고, 집중이 잘 되어서 좋다.
집에 들어가면 샤워하고 싶고, 눕고 싶어서 책이 안 읽히고 인터넷을 하느라 독서가 뒷전이 된다.
그렇게 30여 분은 역의 어느 한 구석에서 섰다가 앉았다가 하면서 책을 읽었다.

집으로 가는 길인데, 종아리가 아파왔다. 5분도 쉬지 못한 채 보낸 하루였다.
뿌듯하고 알찬 하루였지만 매일을 이렇게 보낼 수는 없는 날이다.
그러나 이런 날을 가져 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와, 하루에 이렇게 많은 일들을 할 수 있구나, 하고 하루의 길이에 놀라게 된다.
3시간 동안 웹진 칼럼 쓰기, 4시간 강연하기, 3시간 동안 정모하기 등의 일을 마쳤다.

중간 중간 이동 시간에는 책을 읽기도 하고, 강연을 준비하기도 했다.
아침 6시에 눈을 떠서 밤 11시에 귀가하기까지 17시간 동안에 말이다.
하루 24시간은 짧은 시간이 아니다. 밀도 높게 보내면 퍽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다.
그런 시간을 일주일에 한 두 번만 가져도 성공적으로 자기를 경영할 수 있다.
시간의 소중함은 시간이라는 자원이야말로 다른 모든 자원을 창조해내는 능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내가 가진 자원은 지식(깊지 않지만 지금까지 공부해 온),
경력(몇 년 간의 직장 생활과 1인기업가로서의 경력과 교회 리더십을 경험한 경력)
관계(와우팀원들과 그리고 지금까지 맺어 온 사람들과의 관계) 등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자원보다 파워풀한 자원을 오늘 강연을 들었던 청년들이 가지고 있다.
최고의 자원인 '시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그 소중한 깨달음을 얻어 가기를 바랐다.

나와 10년 내외 차이가 나는 그들인데,
10년 이라는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일들을 창조해 낼 수 있을까?
얼마나 많은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살짝이라도 느끼기를 바랐다.
진지하게 강연을 듣던 몇몇의 얼굴이 떠오른다.
강연 후 자리를 떠나며 씩씩하게 고맙습니다, 했던 남학생이여, 한껏 승리하시게나.

[당부] 아직 우리에게는 12월, 한 달이라는 시간이 남았습니다.
올 한 해, 계획했던 그 것을 12월 31일 그 날까지 힘껏 추진해 봅시다.
나는 중간, 기말 시험을 치는 직전까지 정신을 집중하던 학교 친구들로부터 배웠습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이들에게 행운이 깃들고, 기쁨이 깃든다는 사실을.
다시 여러분들의 삶에서 행운과 기쁨을 목격하고 싶습니다. 끝까지 최선을~! 우리 모두 화이팅!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컨설턴트 (자기경영전문가) hslee@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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