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친구 집에서 하룻밤 묵을 때였다. 샤워를 하겠다던 친구가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이내 다시 나왔다. 샤워기에 뜨거운 물을 틀어 놓았기에, 물음을 던졌다. "물은 왜 틀어놨어?" "그러면 따뜻해지거든." 공기가 더워지면 옷을 벗어도 춥지 않다는 이유였다. 친구에겐 절수에 대한 생각이 없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랐었다.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 해도, 3~4분 동안 뜨거운 물을 그냥 흘려보내는 것에 나는 비판적이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어느 추운 날, 내게 일어난 일이다. 샤워를 하려는데, 화장실 공기가 서늘하여 나도 모르게 뜨거운 물을 틀어놓고서 샤워 문을 닫고 나왔던 것! 거실에 나와서야 무얼 했는지 인식하며 기겁했다. 얼른 들어가 물을 끄고 잠시 멍하게 서 있었다. 샤워기를 틀어 물을 맞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