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가 아내의 산후 우울증에 대한 고민을 털어왔다. 그와 아내 모두 친하게 지내는 사이라 셋이서 만났다. 그녀는 아이 키우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루 24시간 내내 긴장하고 있어야 하는 게 가장 힘들어요." 나는 이것저것 물으며 그녀의 말을 경청했다. 속내를 털어놓음으로 또는 누군가의 경청으로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진 걸까. 그녀는 다른 분위기로 말했다. "그래도 좋을 때도 많아요." 힘들다고 말하다 보니 아이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좋을 때가 많은 게 사실이라 꺼낸 말인지도. 앞으로도 힘든 게 있으면 더욱 털어놓기를 바라는 마음, 털어놓고서 괜히 후회스러우면 그럴 필요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내 말이 적절하기를 바라며. "네가 힘들다고 말해도 그쪽으로만 생각하지 않으니 염려하지 마셔. 이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