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감상의 첫걸음] 그림 앞에서 물끄러미 절친한 친구가 그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서른일곱이 되던 해, 그는 여러 점의 그림을 구입했다. 인사동 갤러리를 구경하다가 마음에 드는 그림 몇 점에 값을 치르거나, 밝은 채색감이 마음을 긍정적으로 만들어 준다며 고흐의 대형 유화를 침실에 걸어두기도 했다. 그와 나는 초등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같이 다닌 단짝이다. 서로의 성격과 취향을 잘 안다. 그림에는 전혀 관심 없었다. 그는 갑자기 무엇 때문에 돈과 시간을 그림에 투자한 걸까? 죽음이 다가오면 오감이 민감해진다는 말을 언젠가 들었다. 작은 소리도 민감하게 잡아내고 짙어진 감수성으로 세상을 세심히 보게 된다는 것이다.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친구를 통해 알았다. 친구가 그림에 관심을 가진 시기는 췌장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