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 달이 지났다. 어떤 때보다 힘들었던 날들이었다. 절친한 우정을 상실했던 7월이 잔인했다면, 지나간 자아를 잃어버린 듯한 10월은 괴로웠다. 몹시 허탈했고 많은 것들이 억울했다. 내게 일어난 일들이 허망하여 믿을 수가 없었다. 가끔은 믿을 수 없는 일들도 일어나는 게 인생이다. 종종 곽진언의 ‘후회’를 들었다. 처음 들었던 때처럼 종종 눈물을 흘려가며 들었다. 잠깐이나마 위로를 얻었다. 떠나간 우리 엄마를 다시 볼 수 없다고 노래한 대목은, 곽진언의 어머니 작품이란다. 그 어머니를 찾아뵈어 손이라도 잡고 싶었다. 그 어머니의 엄마는 어떤 분이셨는지 듣고 싶었다. 2. 결국, 한달 동안 『인문주의를 권함』 원고는 전혀 만지지 못했다. 사람들은, 이런 날도 있는 거라며 조바심 갖지 말라는데, 이건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