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가까이 적지 않은 책을 읽어왔다. ‘앞으로 몇 권을 더 읽을 수 있을까?’ 인생의 유한함에서 기인한 자조적 질문이 아니다. 독서에 할애한 시간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싶은 열망에서 온, 정열의 질문이다. 하지만 지혜롭지 않은 질문이다. 몇 권을 읽느냐보다 무엇을 읽느냐가 중요하고, 읽은 것들을 얼마만큼 살아내느냐가 성장의 관건일 테니까. 무엇을 읽을 것인가? 다시 말해, 한 개인의 조화로운 성장을 위해 어떤 텍스트를 읽어야 할까? 이 질문으로 한동안 고민했다. 세 가지 텍스트를 읽어야 한다는 일차적 결론을 얻었다. 주체적 텍스트, 인문적 텍스트, 시대적 텍스트가 그것인데, 자기 삶의 발전뿐만 아니라, 타인의 삶에도 관심을 둔 이들이라면 세 가지 텍스트가 모두 중요하다. 주체적 텍스트는 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