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소설] 어느 날 눈을 떠 보니, 나는 한 마리의 개가 되어 있었다. 꿈이 아니었다. 머리맡에 있던 안경을 집으려는데 내 손이 안경을 잡지 못하고 툭툭 건드려 안경을 미끄러뜨릴 뿐이었다. 왜 이러지? 잠이 덜 깼나, 싶었는데 평소와 달랐다. 안경을 쓰지 않았는데도 사위가 선명하고 또렷하게 보였다. 그 순간 어디선가 축축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무슨 냄새일까? 창밖을 바라보았다. 우중충한 하늘에서 비가 내리고 있었다. 비 냄새였음을 눈치 채자, 이상했다. 나는 냄새에 민감한 편이 아니었다. 시큼한 반찬 냄새도 느껴졌다. 주방으로부터 전해지는 냄새의 성분 하나하나를 맡으며, 무슨 음식인지도 구분해냈다. 이때부터 나의 개 됨을 어렴풋하게 인식하기 시작했다. 나는 네 발로 일어섰다. 내 방인데도 시야가 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