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소설] 남자는 여자를 떠나려 했다. 여자는 갑작스러운 이별 통보에 놀랐지만, 인생사는 갑자기 일어나는 법이라 생각하며 자신을 달랬다. 아버지는 예정된 날이 아닌 갑자기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회사에서는 한 마디의 언질도 없이 갑자기 그녀를 해고했다. '갑자기'는 인생사의 본질이었다. 이번이 두번째 통보였다. 일년 전에도 남자는 이별을 고했었다. 그때는 붙잡았지만 이번에는 안 되리라는 직감이 들었다. 여자는 부탁했다. "내게 조금만 시간을 줘. 마음 정리할 시간을."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여자는 그의 눈빛에서 사랑이 아닌 동정을 본 것 같아 슬퍼졌다. 내색은 하지 않았다. 이튿날 오전 10시 20분에 여자는 카카오톡을 보냈다. "어제는 잘 들어갔어?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 11시 3분이 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