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26 2

저녁이 없는 삶의 처연함

- 편해영의 단편 「첫 번째 기념일」을 읽고 "집에 있는 휴일이면 늘 십여 통의 이력서를 썼다. 검정색 펜으로 천천히 글씨를 써서 이력서 칸을 메웠다. 고등학교로 끝나는 최종 학력과 여기저기에서의 단기간 경력을 적는 동안, 그는 어쩌자고 이렇게 볼품없이 살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 생각은 낚싯줄처럼 그의 가슴 깊숙한 곳으로 던져져 연민을 잡아 끌어냈다. 뒷면을 뗀 증명사진은 고체형 풀을 발라 사진란에 붙였다. 사진은 가급적 우스꽝스럽게 나오도록 찍었다. 불쌍해 보이는 것보다는 우스워 보이는 게 나았다. 다 쓴 이력서는 전부 큰 도시에 있는 사업체로 보냈다. 이력 때문인지 사진 때문인지 대부분은 아무런 연락이 오지 않았다." 이력서를 작성하는 사내는 도시의 변두리 지역 담당의 택배 기사다. 이 작품은 ..

마지막 와우수업 스케치

오늘(2016-06-26), 와우스토리랩 10기 '와우광땡'의 마지막 수업날! 특별한 날의 요모조모 스케치. 1.임산부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들 제 시각에 왔다. 아니, 10분 전에 도착했다. 예약한 음식점까지 걸어가는 시간을 감안한 도착이었다. 10명에 가까운 이들이 모두 약속 시간을 지킨다는 것은 사소한 일이 아니다. 마음을 두고, 애를 써야 하는 일이었다. 그것은 노력일 뿐만 아니라, 우리를 향한 정성이요 태도였다. 나는 수업을 하는 내내 시간 약속을 잘 지켜준 사실에 대해 고마움을 느꼈다. 진정 고마웠다. 2.막걸리즘! 미리 생각해 둔 저녁모임의 술집 이름이다. "막걸리보다는 와인이 낫지 않을까요?" 그저께 광땡 한 명의 발언에 옵션 하나를 추가해야겠다는 생각에 서둘러 집을 나섰다. 조용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