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체하고 있다.
나의 강연에 감동 받는 청중들이 줄어 들었다.
수년 전의 내 강연은 사람들에게 여러 번 감동의 눈물을 선사하곤 했지만,
최근엔 그런 적이 없다. 며칠 전에야 우연히 깨달았다.
소수의 내 독자들은 지금 쓴 글보다 수년 전의 글을 더 좋아한다.
독자들로부터 오는 메일도 예전보다 많이 줄었다.

이상한 점은, 강연 콘텐츠에 대한 실력은 늘었다는 점이다.
삶의 문제가 매우 복합적인 원인으로 인해 발생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하나의 현상을 쉽게 단정하지 않게 되었다.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힘이 길러지면서
직관적으로 던지던 메시지에 논리가 결여되면 말을 하지 않게 되었다.
이것은 분명 신중함이고, 논리와 깊이를 더해가는 과정이다.

벼의 성장과 수확에는 지름길이 없다.
봄에 뿌리어 여름에 수고하면 가을에 거둔다는 자연법칙이 있을 뿐이다.
인간의 성장과 결실도 마찬가지라고 믿는다.
그러니 지금의 나는 조바심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직관과 감각, 사고와 감정, 대중성과 전문성 사이에서
내가 머물 수 있는, 머물러야 하는 건강한 중간 지대를 찾고 있는 중이리라.

찾는 과정 역시 두 가지의 서로 다른 극단적 방법을 채택해야 할 것이다.
방 안에 틀어박혀 신중하고 깊이 숙고하는 날들을 보내기도 하고,
밖으로 달려나가 마음껏 시도하고 도전하며 실패를 맛보기도 해야 하리라.
결정의 순간에 쉽게 속단하여 내 삶을 던져 보기도 하고,
비관적인 태도로 결과를 염려하며 세밀하게 따져 보기도 하면서 말이다.
성장을 포기하지 않는 한, 시행착오와 친하게 지내야 하리라.

그리고,
오늘은 책을 좀 읽자. 한동안 지적 영적 양식을 먹지 못했으니.

사용자 삽입 이미지

'™ My Story > 아름다운 명랑인생' 카테고리의 다른 글

KIA 타이거즈 슈퍼히어로, 서재응  (0) 2010.08.27
게으르지 않은 느슨함으로  (6) 2010.07.18
나는 정체하고 있다  (4) 2010.07.16
멋진 싸움  (5) 2010.06.16
상처 입은 치유자  (2) 2010.06.04
봄이 시작되는 곳  (10) 2010.03.30
Posted by 보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