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끼적끼적 일상나눔

여러분은 어떻게 폼잡으세요?

카잔 2011. 6. 5. 18:17

브라질에서 온 형님과 뮤지컬 관람을 보기 위해 걸어가던 중, 형님이 제게 물으셨습니다. 아우는 뮤지컬 종종 보는가 봐. 네, 그러고 보니 미술관이나 뮤지컬과 담쌓고 지내진 않은 것 같네요. 고상한 취미일세 그려. 나는 멋적게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아니요, 폼 한 번 잡아 보려고 가는 거죠. 형님은 유쾌하게 웃으시며 그런 나의 진솔한 모습이 참 좋다고 하셨습니다. 나도 함께 웃었습니다. 속내를 있는 그대로 말했을 뿐인데 좋아해 주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정말입니다. 제가 미술관이나 뮤지컬에 가는 첫째 이유는 폼 한 번 내기 위해서입니다. 실력있는 사람이 겸손의 차원에서 이런 말을 하면 멋있을 테지만, 저는 정말 아무 것도 모르면서 인생에 분위기 한 번 불어넣기 위해 간답니다. 세상 모든 지식에 대한 호기심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보다는 '분위기'나 '폼'이 나의 문화 생활을 더욱 잘 설명해 줍니다. 집에다 와인을 사다 놓는 것도, 재즈를 즐기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폼 잡을 일이 하나 생겼습니다. 어제 오르세미술관전이 열렸으니까요. <고흐의 별밤과 화가들의 꿈>이라는 타이틀 아래, 프랑스 인상파 화가들의 걸작 134점이 전시됩니다. 유명한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이 한국 최초로 공개된다고 하니, 그림을 잘 몰라도 즐겨볼 만한 좋은 기회입니다. 저도 놓칠 수 없죠. 이번에는 제대로 폼 한 번 잡기 위해 고흐에 관한 책 한 권 읽고 가 보려구요.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 2011년 6월 4일~9월 25일. 12,000원.)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글 : 자기경영지식인/ 유니크컨설팅 이희석 대표컨설턴트 younique@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