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끼적끼적 일상나눔

나는 가수다! 그래 고맙다!

카잔 2011. 7. 3. 21:57


처음으로 <나는 가수다> 본방을 보았습니다. TV를 자주 보는 편은 아니지만, TV를 볼 때에는 TV만 봅니다. 그것도 아주 열심히 봅니다. 와우연구원 중 어떤 이는 단순 작업을 할 때에는 드라마를 보면서 한다지만, 저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것은 드라마의 재미를 떨어뜨리니까요. 사실 그는 자주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합니다. 나는 <개그콘서트>를 가장 재밌게 보는 비결이 다른 일을 하면서 보는 게 아니라, <개콘>만을 집중하며 시청하는 것이라 믿습니다.

 

특히 나가수는 남는 것이 많아서 100분에 가까운 시간을 아낌없이 주었습니다. 거실 불을 끄고 볼륨을 높여 온 마음을 다해 시청했습니다. 재미를 극대화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나도 청중평가단이 되어 보았습니다. 한 곡 한 곡 부를 때마다 매니저들처럼 그리고 청중평가단처럼 나만의 점수를 매겨 보았습니다. 평가를 하고 나니 자신에게 감동을 준 세곡을 선정하면 되는 청중평가단보다 더 열심히 평가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다음은 나의 주관적인 평가순위입니다.

 

1위 윤도현밴드 빙글빙글’ (98)

초반부 불안. 윤도현의 하나둘셋넷 이후 시작된 연주에서 기타소리가 이상했다. 스타카토 식으로 짧게 가사를 끊어부르는 대목도 조금 어색하여 무리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신이 났다. 그러다가 윤도현이 앞으로 나와 일렉트릭 기타를 마이크 스탠드에 갖다 대며 만들어낸 효과 음향은 멋진 공연이라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이후 어떻게 하나라는 노래로 이어질 때에는 전율했다. 연주가 끝나고 윤도현이 나와 기타 소리가 이상했다며 어떡하죠?” 물을 때에는 공연이 끝난 줄 알았다. 그러다가 다시 어떻게 하나!로 이어질 때에는 정말 대박이었다. 한편, 마지막 후렴을 한 번 더 하며 스탠딩을 유도했을 때에는 환호와 야유가 갈릴 듯. 너무 길었으니까. 하지만, 관객과의 호응과 편곡 그리고 공연 연출력은 최고점을 주었다.

 

2위 장혜진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96)

초반 긴장하는 모습이 엿보여 조금 불안했다. 다른 가수와 달리, 노래 시작 전에 편집 영상이 있어서 순위가 낮은 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영상에서 장혜진은 편곡에 매우 흡족함을 이렇게 포현했다. “너무나 잘 차려진 요리를 제가 맛있게 먹어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한 곡에 4가지 장르가 있다는 말도 했다. 노래를 듣고 나니 4가지 장르라는 말을 그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전혀 다른 분위기가 한 곡 안에 너무나도 잘 어우러져 있었다. 편곡이 정말 잘 되었다는 느낌이, 문외한인 내게도 전해졌다. 편곡자가 누구였지,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그리고 장혜진은 잘 차려진 만찬을 정말 맛있게 먹었다. 폭발적이면서도 안정적인 고음과 섬세한 표현, 그러면서도 과장되지 않은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었다.

 

공동 3위 박정현 겨울비’ & 조관우 하얀나비 (95)

박정현의 노래가 끝나자 김범수는 두 손으로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렸고, 조관우는 역시 기대대로 하는구나하고 말했다. 장혜진의 잘했네라는 짧은 말도 박정현의 무대가 어떠했는지를 잘 보여주었다. 박정현 본인도 활짝 웃으며 말했다. “나도 내가 잘 한 것 같아.” 가장 집중력이 좋았던 무대라고도 했다. 나는 박정현이 1등할 줄로 생각했지만, 이후의 무대도 만만치 않았다. 95점은 나의 주관적인 점수지만, 대단한 표현력과 탁월한 가창력 그리고 가사 전달력이 모두 훌륭했다고 판단한 결과다.

 

조관우의 노래는 오늘의 경연 중에서 나를 울린 유일한 곡이다. 조관우는 내가 살아온 인생을 호흡으로 풀어내 보자고 말했고 관객들에게 눈을 감은 채 들어달라고 했다. 나도 눈을 감았다. “꽃잎은 시들어도 슬퍼하지 말아요. 때가 되면 다시 필걸 서러워 말아요.” 라는 가사가 내 가슴을 쳤고 김정호 노래의 슬픈 기운을 국악적인 느낌으로 제대로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을 울렸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어야 하나, 왠지 박정현이나 장혜진의 가창력에 못 미친다는 생각으로 공동 3위다. (사실 내가 가창력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5위 옥주현 LOVE (88)

때로는 과장되이 표현한다는 생각이 드는 옥주현인데, 오늘은 깨끗하고 담백했다. 노래의 느낌은 플롯으로 표현한 것도 훌륭했고 잘 어울렸다. 지난 경연 때보다 높은 점수를 주었지만 상대벅으로 오늘 경연에 나선 다른 가수들이 매우 잘했다. 옥주현 이후 아래 순위의 가수들에게는 운이 나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6위 김범수 사랑하오 (85)

편안한 목소리에 고음도 매우 안정적이다. ‘초콜릿 같다는 옥주현의 표현이 딱 어울리는 달콤함은 있었지만 2퍼센트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매번 다른 스타일로 도전하는 김범수의 모습은 높이 평가한다. BMK, 옥주현이 항상 비슷한 분위기와 창법으로 나오는 것을 생각하면 더욱 빛난다. 이 점을 생각하니 5위와 순위를 바꾸고 싶지만, 노래를 듣자마자 평가한 것을 그대로 둔다.

 

7BMK 사랑하기에 (80)

파워풀했지만 곡을 해석한 느낌이 없었다. “사랑하기에 떠나신다는 그 말 나는 믿을 순 없어라는 가사 속에 담긴 감정과 파워풀함은 어울리지 않았다. 나는 BMK아름다운 강산은 매우 높게 평가했었다. 그에게 어울렸기 때문이다. 비슷한 이유로 사랑하기에는 아주 낮은 점수를 주고 싶다. 80점 이하까지도.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아름다운 강산의 점수가 높았던 것은 곡의 분위기와 BMK가 가진 강점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두 곡의 엔딩 장면을 연출한 BMK의 모습은 팔동작과 표정, 노래를 표현하는 힘의 강약이 매우 비슷하다. 그에게 맞았기 때문이다. 다른 곡에서는 7위도 많다. 모 아니면 도, 이것은 곡을 해석하는 힘과 곡에 맞는 다양한 창법의 시도가 부족했다는 뜻이리라. 그녀는 공연 뒤에 이렇게 말했다. “어떤 무대든 만족한 적은 없지만, 쏟아 붓고 나왔어요,” 최고 중의 최고는 쏟아부음 그 이상이 필요함을 느꼈다.
 
이렇게 순위를 매겨 두고서 청중 평가단의 최종 결과를 기다리니 시청의 즐거움이 더 진했습니다. 청중평가단의 순위와 리노의 평가 순위가 크게 차이 나지 않는 것도 신기했고, 나가수 자문위원단의 평가 멘트와 나의 생각이 비슷할 때에는 기분이 좋기도 하더군요.  

                          <3라운드 2차경선 순위>
                                                                            2011. 7. 3

 

청중 평가단

리노의 평가

1

YB

YB

2

조관우

장혜진

3

박정현

박정현, 조관우

4

장혜진

-

5

김범수

옥주현

6

옥주현

김범수

7

BMK

BMK


 


3라운드 1, 2차 경연을 종합한 순위로 탈락한 가수는 BMK였습니다. 매우 아쉽겠지만, 웃으며 퇴장하는 모습은 아름다웠습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음악생활 하면서 제 자신을 이렇게 채찍질할 수 있었던 적 없었구요. (중략)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지난 음악 생활을 되돌아보게 한 점이 감사합니다." 나는 두 가지를 생각했습니다. 각 분야의 전문가라고 하여 매번 자신의 작업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 그리고 누군가의 평가를 수용함으로 자신의 세계를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거장 중의 거장의 자리에는 최고의 실력을 가진 사람들 중에서도 매 순간마다 혼신을 힘을 기울이는 사람들이 앉는 것이구나! 전문가의 수준에 이르렀더라도 끊임없이 고객의 말을 경청하며 나의 세계를 끊임없이 넓혀가야겠다! 전문가의 세계에서도 마음으로 일하는 법을 배워야 내 영혼이 메마르지 않을 수 있겠다! 이런 등등의 생각을 하게 된 오늘의 <나가수>였습니다. 오늘도 역시 배움과 감동을 안겨다 주는 군요. 참 좋은 프로그램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글 : 자기경영지식인/ 유니크컨설팅 이희석 대표컨설턴트 ceo@younic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