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끼적끼적 일상나눔

나를 알리는 일의 힘겨움

카잔 2011. 7. 19. 11:14


7월 초, 교보문고에서 주최하는 작가들의 모임이 있었습니다. 저도 책을 썼다는 이유로 그 모임의 일원으로 초대되었지만, 아마도 제가 가장 막내였을 겁니다. 사회적인 영향력이 가장 미약했을 거란 말입니다. 그런 자리에서는 쑥스럽고 주눅이 들곤 했던 나지만, 많이 나아졌습니다. 주눅 들지는 않지만 예나 지금이나 쑥쓰럽기는 매한가지입니다. 

이번에는 쑥스러움을 딛고 작은 도전 하나를 시도했습니다. 회사를 나온지 4년 반 만에 갖게 된 '기념비적인 명함'을 활용해 보리라는 생각말입니다. 이번 명함은 어느 회사의 조직원이 아닌 제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명함이라는 점에서, 스스로 만들고자 했다는 점에서 분명 제게는 기념비적입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자주 건네지는 못했습니다.

이번 만찬회가 좋은 기회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명함을 '뿌리는' 정도까지는 못하겠지만, 최대한 많은 분들에게 '인사 드리자'는 다짐을 하고 세종호텔로 향했습니다. 일찍 도착하면 시작 시간까지의 시간이 쑥쓰러우니 모임 정시에 딱 맞추어 도착하였습니다. 유명한 분들이 몇 분 보였습니다. 제가 알지 못한 분들 중에도 유명한 분들이 계셨을 테지요.

『한국의 글쟁이들』을 참 즐겁게 읽었는데, 그 책을 쓰신 분이 계셨습니다. 식사 때에는 같은 테이블에 앉기도 해서 이야기 나누기 좋았는데 결국 머뭇거리다가 인사도 못했습니다. 제가 이런 식입니다. 다행스럽게도 경제/경영 서적 리뷰어로 유명한 '리치보이'님이 다가오더니 제게 인사해 주어, 그 분과는 식사를 하며 꽤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왔네요.

리치보이 님께는 참 고마웠습니다. 오늘 오후에는 그에게 감사 메일을 써야겠습니다. 식사 후, 한 분씩 자리에서 일어나 자기 소개를 하는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편안하고 즐겁게 짧은 자기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참여하신 분들끼리의 교류를 위해 주최 측에서 마련한 시간이었습니다. 나도 바로 이런 자리에서 인사 드리면 참 좋았을 텐데 아쉽습니다.

나는 제 발표 차례가 오기 전에 서둘러 가방을 싸서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옆에 계시던 리치보이 님께 양해를 구하고 먼저 모임에서 빠져나왔습니다. 자기 소개하는 것이 쑥쓰러워 서둘렀던 겁니다. 나오는 길에 메일을 주고 받던 행사 담당자와 인사를 나눈 후, 호텔 로비로 향했습니다.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명함을 건네 드리며 먼저 인사 드려야지, 하던 다짐은 그제야 또렷이 생각났습니다. 하하하! 제가 우스웠습니다. 못마땅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스스로가 귀엽기도 하고, 그야말로 우습기도 했습니다. 무어 그리 부끄럽고 쑥스러울 게 있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습니다. 편안하게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지금보다는 좀 더, 세상이 나를 알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제 혼자 살기에는 지금의 작은 인지도로도 만족합니다. 최근 들어 나를 좀 더 알리려는 것은 작은 조직의 리더로서 영향력을 갖게 되면서 그들에게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란 기대 때문입니다. 1인 기업가로서 부족한 마케팅 능력을 보완하면서 나의 성장도 이뤄지는 것도 희망찬 일입니다.

이전까지의 제 생각은, 퍼스널 브랜드 전문가인 피터 몬토야가 잘 알고 있더군요. "당신은 자신의 유능함을 잘 알고 있다. 그런 까닭에 당신이 제공하는 가치를 다른 사람들도 저절로 알아 줄 것이라 생각한다." 제가 유능하진 않을지라도, 열심히 그리고 진솔한 방식으로 일해 오긴 했지요. 언젠가는 사람들이 그걸 알아 줄 거라는 생각도 했구요.

피터 몬토야는 "세상이 당신의 탁월한 업무 능력을 알아주겠거니 하고 생각한다면 이는 대단한 착각이다. 고객들이 당신을 선택해야 할 이유를 알려 줄 사람은 당신 자신이다"라고 말하네요. 맞는 말이지만, 나를 알리는 방식에서는 제가 민감해한다는 사실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먼저 다가서는 영업의 방식은 저를 힘들게 하니까요.

하지만, 그의 조언 중 하나는 가슴 깊이 새길 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신이 아무리 탁월하다 해도 세상은 당신에게 전혀 무관심하다고 간주하라!" 그래야 마케팅 감각이 조금씩 키워질 테니까요. 만약, 탁월함의 최고 경지에 이르면 세상이 그를 알아 줄까요? 얼핏 생각하면 알아 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우리가 탁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은 대개 탁월한 사람이 아니라, 유명한 사람이니까요. 탁월함과 유명세가 일치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은 그가 책을 쓰거나 강연을 했기 때문일 겁니다. 탁월한 그도 자신을 알려 왔다는 말입니다. 돈을 벌지 못하는 탁월한 전문가는 항상 있습니다. 돈은, 그들을 발견하여 비즈니스로 연결시킨 사람들이 벌지요.

나는 뛰어난 실력을 갖고 싶습니다. 동시에 나를 알리는 일에도 능해지고 싶습니다. 그래야 1인 기업을 희망하는 개인들을 보다 효과적인 방법과 균형 잡힌 시각으로 도울 수 있을 테니까요. 또한 나는 '자기다움'의 최고 전문가가 되고 싶습니다. 나를 알리되, 나에게 적합하고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스스로를 알릴 것입니다. 이렇게 글을 쓰면서 말이죠. ^^

작가들과의 만남에서 '명함 드리며 인사하기'는 쑥스러웠지만, '내게 어울리지 않아'라고 섣불리 말하기엔 이릅니다. 특히, 인사를 나누라고 마련된 장(場)이라면 그 정도는 할 수 있어야지요. (벌레가 무섭긴 하지만) 나도 사내 대장부인 걸요. 이런저런 도전과 시도를 하는 동안 좀 더 나은 1인 기업가로 성장하는 것을 기대합니다.

결과가 어떠할지 모르겠지만 시행착오의 과정이 참 즐겁습니다.
실패와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정을 즐기다 보면 나도 저만치 성장하겠지요. ^^
나도, 여러분도 유명해집시다. 그와 더불어 실력자가 됩시다.
나와 여러분이 명실상부한 사람들이 되게 해 달라고, 저 맑은 하늘에 빌어 봅니다.

2011년 7월 19일 서울 하늘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글 : 자기경영지식인/ 유니크컨설팅 이희석 대표컨설턴트 ceo@younic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