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식사에 대한 포스팅을 해야겠다고 오래 전부터 생각했다. 내가 아침을 잘 챙겨먹는다는 걸 자랑하기 위함도 작은 이유지만, 그보다는 다음과 같은 대화를 피하고 싶어서다. 대화는 혼자 사는 이에게 흔히 물을 수 있는 질문으로 시작된다.
"아침 드셨어요?"
"네. 먹었어요. 전 혼자 사는 것 치고는 잘 챙겨 먹어요."
상대방의 사정을 좀 아는 경우엔 한 마디를 덧붙이기도 한다.
"어쩌면 제가 더 잘 챙겨먹을 걸요."
상대방이 결혼한 남성이든, 가정주부든 나의 아침식사가 더 푸짐하고 건강식에 더 가까운 경우도 많다. 장을 볼때 과일과 야채를 잔뜩 사두어 아침마다 정성껏 차려 먹으니까. '정성껏'은 엄마의 손길은 아니다. 귀찮음을 이겨내기 위한 안간힘의 다른 표현일 뿐.
샐러드를 좋아한다. 과일은 건강을 위해 자주 먹으려고 노력한다. 케첩과 함께 먹는 계란 후라이는 맛있다. 토마토를 매일 먹으려고 애쓰지만 거르는 날도 많다. 과일이나 야채로는 부족할 경우, 시리얼과 견과류에다 우유를 부어 먹기도 한다.
포스팅을 본 사람들과는 이제 "아침식사 하셨어요?" 류의 대화는 피할 수 있으려나. 나는 누군가를 만나, 아침 식사를 주제로 얘기하고 싶진 않다. 더 중요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우리가 살면서 잃어버린 것은 무엇인가,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가는 중요한 주제다.
'건강한 식생활'이라는 주제도 중요하다. 내가 아침 식사를 주제로 이야기나누기 싫은 것은 대화 주제 자체가 아니라, 피상적으로 접근하는 방식과 순식간에 끝나고 마는 방식이 불만스러운 것이다. '건강한' 아침식사는 매우 흥미로우면서도 중요한 주제다.
안부차 묻는 아침식사 이야기가 아니라 삶의 질을 생각하며 묻는 건강식 이야기라면 말이다. 이를테면, 소식은 정말 건강을 돕는 것인지에 대한 의견, 소식을 위한 실제적인 팁, 건강에 좋은 제철음식에 대한 정보, 영양의 균형을 위한 식단 등.
굉장히 중요한 주제에도 피상적으로 접근하면 안 되겠구나, 하는 걸 느낀다. 좋은 삶을 만들어주는 중요한 지식을 갈망하면서도, 정작 그런 주제를 만나도 피상적인 태도로 다루고 마는지도 모르겠다. 피상성은 자기경영의 적이다.
어찌하다 보니 아침식사 이야기에서 피상적인 태도에 관한 비판까지 흘러와버렸구만. 비약적인 글일 테지만, 몇 개의 이미지로 인해 건강한 아침식사에 대한 대화를 나눌 기회를 만났으면 좋겠다. 건강을 최고의 자산이고, 식생활 습관은 제1의 건강비결이니까.
다른 사람의 집에서 하루를 맞는 일도 드물고, 그들의 아침식사를 직접 눈으로 보는 일도 드물다. 다른 사람들은 아침식사를 어떻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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