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나는 다시 이상주의자!

카잔 2014. 8. 26. 12:50

 

서른 일곱, 나는 아직 젊다. '아직'마저 빼 버리자. 마치 젊음의 끄트머리에 서 있는 듯한 느낌 아닌가. 나는 젊다. 언제까지나 젊고 싶다. 꿈을 추구하고, 불가능한 것들의 가능성을 헤집고 다니고, 시도해보지 않은 일들에 도전하면서 살다보면, 나이는 들어도 여전히 나는 청춘일 것이다. 늘 새로운 방식의 삶을 상상하자.  

 

어른이 되어서도 꿈을 추구하는 삶이 쉽지 않음을, 깨닫고(!) 느끼고(!) 체험한다(!). 몸은 이미, 도전하려는 노력보다는 안주의 편안함을 알아버렸다. "이 나이 되어 빡빡하게 살고 싶지 않다"던 어느 중년의 말이 너무나도 잘 이해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무모하지 않고 현실적이 된다는 건, 어른들의 세계에서는 지혜로 간주된다.

 

꿈을 이루기 위해 이십 대 청춘은 자기만 추스르면 되지만, 누군가의 배우자가 되고 아이의 부모가 되면 치열해져야 한다. 이십 대보다 200%의 노력이 필요하다. 자신의 시간을 100% 가족에게, 100% 꿈에게 주어야 하니까. 시간이 부족할 때에는 진심, 열정, 체력으로 그 부족분을 전력으로 채워야 하고.

 

책임 많고 할 일도 많은 어른의 세계를 감안하면, 현실적 조언만 하게 된다. 꿈의 추구가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이들에게 수위를 낮추어 말하게 된다. 하루 2시간은 노력하시라고 권면하려다가 말을 바꾼다. 1시간도 쉽지 않지요. 잘 하고 계신 겁니다. 꿈을 추구하면서도 여전히 덜 노력하는 그들에게, 나는 도전을 주지 못했다.

 

내가 치열하지 못한 탓이리라. 나 역시 이십 대의 꿈을 어느 정도 현실적 수준으로 조정했고, 조금 힘들다 싶으면 이내 편안함을 찾아 꾀를 부렸기 때문이리라. 나는 다시 꿈꾸며 살기로 했다. 어른이 되어가면서 현실감각도 키워야겠지만, 현실감각에 치어 시들어가는 꿈과 상상력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게으름과의 타협을 현실감각이라는 자기기만도 멀리해야 한다.

 

"우리 모두 리얼리스타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 불가능한 꿈을 갖자." 현실주의자와 이상주의자의 강점만을 끌어안은 체 게바라의 선동에, 나를 내던진다. 만약, 꿈 대신 현실을 강조하는 것이 어른들 세계의 규율이라면, 나는 영원히 그 세계에 편입되지 않겠다. 나는 다시 꿈꾼다. 나는 언제까지나 청춘이다!

 

- 모티어 애들러의 자서전 두 권을 번역해야겠다.

- 낭만 여행자로서의 삶을 누리겠다. (포틀랜드, 영국, 싱가포르)

- 숙모에게 추석 명절 용돈을 드리고, 할머니랑 여행을 다녀와야겠다.

- 분기마다 원고를 탈고해야겠다. (인문주의를 권하다, 낭만여행, 시간예술가, 우정론, 와우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