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온전한 삶으로의 여행 (1)

카잔 2008. 7. 11. 14:02
 

나는 충만하고 온전한 인생을 살고 싶고, 이를 위해 갖가지 삶의 지혜 중에 어느 것이 나에게 가장 유익한지 직접 실험해야만 했다. 하루를 마감하며 돌아오는 길에 나는 나의 기분을 살폈다. 편안하고 기쁨이 넘치는지, 불편하고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드는지 돌아보며 하루를 마감했다. 내가 어떤 기분을 느끼는지, 이 느낌에 내가 진솔하게 반응하는지가 무척 중요했다.


실험에서는 나쁜 결과도 성공만큼이나 중요하다. 시도하여 끝까지 해내어 결과를 보았다면 그것은 자신을 돌아보는 하나의 기회를 가진 것이다. 성공이든 실패든 결과까지 보았다면 그것은 의미 있는 실험이 된 것이다. 나는 몇 개의 실험 결과를 적어 볼 것이다. 사실 의도적으로 삶을 산 것은 아니니 실험이라는 단어가 어색할지 모르겠다. 그저 살아지는 모양대로 하루를 보낸 후에 만족스러웠다면 그 원인을 돌아보고 내일도 그렇게 살고자 노력하는 것이다.


#1. 함께 하고 싶지 않은 술자리에 의무감으로 앉아 있지 말기


새벽 1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인데 다른 날과 달리 하루를 마감하는 기분이 별로였다. 원인은 분명했다. 9시경 1차 모임이 끝났고 나는 집으로 돌아오고 싶었다. 하지만, 모임의 분위기는 2차를 향했고 결국 한 시간 정도만 진행되길 간절히 바라며 일행에 몸을 섞었다. 일행은 소주를 마셨고 나는 밥 한 공기를 시켜 먹었다. 그리고는 소주 2잔으로 3시간 남짓을 버.텼.다. 나는 너무나도 졸려 누워서 자기도 하며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왜 그랬을까?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친한 친구들과의 술자리는 괜찮지만 그 이외의 술자리는 피하자는 것. 이유는 분명하다. 나는 술 자체를 즐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술잔뿐만 자유로이 생각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자리에만 함께하리라. (한 때 내가 술을 잘 마신다고 너스레를 떨거나, 술 못 마시는 것을 수치스러워 했을 때를 생각하면 우습기까지 하다.)


#2. 나만의 강연 일정을 지켜 나가기


나의 올해 강연 회수에 대한 목표는 100회다. 지난 해 130여회를 했으니 30여회를 줄여야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100회라고 한 것은 강연은 적게 하고 공부는 많이 하리라는 생각을 실천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쉽지 않은 목표였다. 현재 계획된 일정대로 진행하면 8월 초에 100회를 초과하게 된다. 나는 강연은 너무 많이 하고 공부는 너무 적게 하고 있는 것이다.


연초의 목표를 현실적으로 조금 수정하였다. 월 12회 강연을 하자. 이렇게 정해 두고 웬만하면 지켜내려고 한다. 15회 이상이 되니 와우팀의 원활한 운영에 방해가 되고 개인적인 쉼과 여유를 가지는 균형이 깨지기 때문이다. 사실, '돈'이라는 가치를 우선으로 두면 나는 경제적으로 조금 더 양호해 질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이번 주에 정중히 거절한 3번의 강연을 모두 해낸다면 100만원 이상은 더 벌어들일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나는 지난해보다 벌이가 좋아졌다. 지금의 상황에 만족한다면, 더 많이 일할 필요는 없는 게다. 너무 많은 시간을 돈벌이 활동에 투자하고 싶지 않다. 나는 일(강연)하는 것이 참 즐겁지만, 홀로 혹은 더불어 삶을 누리는 것도 좋다.

이런 생각이 지나치고 낭만적이고 미성숙한 생각이라고 비난당할 만도 하다. 나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는 것을 싫어한다. 일어날지, 안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대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는 대비를 하지 않는다. 오후에 비가 온다고 해도 집을 나서는 지금 비가 안 오면 우산을 챙기지 않는다. 내가 종신보험을 들기까지 얼마나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는지를 설명하려면, 이 블로그의 스크롤바가 한없이 길어져야 할 것이다. 계획적이고 현실적인 사람들은 미래에 대한 준비가 턱없이 부족한 나에게 조언하고픈 마음이 생길 것이라는 것도 안다. 하지만, 나는 나의 낭만주의와 이상주의가 치료 불가능하다는 것도 안다. ^^

나는 돈을 벌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 내 인생의 목적을 향하여 걸어가며 삶을 누리기 위해 태어났다. 그 목적에 어느 정도의 경제적 자유는 필요하리라. 허나,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목적과 수단을 혼동하고 싶지 않다.  그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만큼의 여유만 있었으면 좋겠다. 가난이 나쁜 까닭은 가난이 주는 불편함이 아니라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데에 지장을 주기 때문이다. 이 모든 생각들이 모여 내 삶에 종합 처방전을 제시한 것이다. 월 12회 강연! ^^

7월의 어느 날, 회사에 이런 생각을 전했다. 월 12회 강연을 하려고 노력중이라고 말이다. 늘 좋은 기회를 주시려는 담당자에게 미안했지만 정중히 나의 생각을 전했다. 그 분은 기꺼이 나의 생각을 존중해 주고 수락해 주었다. 미안함과 떨림을 안고 말하였지만 흔쾌히 수락해 주어 고맙기도 하고 약간 어안이 벙벙해지도 했다. 전화로 나의 사정(?)을 얘기했고, 통화 후 아래와 같은 감사의 메일을 보냈다.


*

안녕하세요? 이희석입니다.

개인적인 상황까지 잘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생각해 보면, 대리님은 늘 이렇게 다른 이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셨던 것 같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한 달에 12번 정도의 강연만 하려고 애쓰고 있답니다.

그 이상을 하면 제가 진행하는 독서 모임에 약간의 차질이 생기고

개인적으로도 균형이 무너지는 것 같더라구요.

재정적으로 여유로운 것보다는 제 삶의 여유와 균형을 더욱 중요히 생각하다보니

조금은 기형적인 삶을 살고 있지요. ^^

자기 관리를 조금 더 잘 하면 더 많이 할 수 있을 터인데 지금은 12번이 최다 수준입니다.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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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때는 청소년들의 7H 워크숍이 많아져서 아주 바쁜 기간이니 나도 한 걸음 양보하리라고 마음 먹었던 대로 '월 12회 강연' 원칙에 약간의 융통성을 주었다. 7월은 14번의 강연을 하기로 한 게다. 방학은 모두들 바쁘니 내 개인적인 견해만 고려할 순 없다. 사실, 방학이라는 특수 기간을 고려해 회사의 7H 강연일정을 최우선으로 하여 일정을 잡았었다. 7H 강연일정이 정해진 후로 몇 개의 강연 일정을 컨트롤했다. 이것이 7, 8월에는 7 Habits 워크숍이 많은 까닭이다.


메일을 보내고 나니 기쁨이 찾아왔다. 내 삶의 원칙을 지키기 위한 '작은 노력'에도 '큰 기쁨'이 찾아올 수 있음을 느꼈다.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할 때가 내가 이 땅에 태어나 할 수 있는 가장 큰 기여임을 잊지 말자. 내가 강연을 적게 함으로 인해 와우팀에 더 집중하여 그들에게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가족이나 소중한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홀로 그리고 자유롭게 나만의 시간에 달콤한 고독의 맛을 즐길 수 있음을 잊지 말자.

글 : 한국성과향상센터 이희석 전문위원 (시간/지식경영 컨설턴트) hslee@ekl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