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ife is Travel/낭만 유럽여행

작별 인사

카잔 2009. 9. 10. 19:12

in Berlin

8월 28일 오후 11시 40분 도착

9월 01일 오후 12시 35분 출발


박물관의 도시라 불리는 그대의 면면을

낱낱이 돌아보지 못해 미안하오.

페르가몬을 방문한 나의 정성을 이해해 주오.


음악과 유흥에 내 몸을 맡기지 못한 건 부끄럽소.

어렸을 때부터 잘 놀지 못하여 쑥스러워 그런 것이니

노여워 말고 이것 역시 넓게 이해해 주시오.

포츠담 광장에 남아 있는 베를린 장벽


무엇보다 미안한 것은 포츠담 광장에서

베를린 장벽의 흔적을 보면서도

카이저 빌헬름 교회의 부서진 모습을 보면서도

전쟁과 분쟁에 대한 깊은 사색을 하지 못한 것이오.


장벽에 전시된 그림


때론 내가 뒤늦게 곱씹으며 깨닫곤 하니

이번에도 그리 하기를 바라고 있소.

순간마다 그대가 보여 준 의미와 깨달음을

그저 세월에 따라 흘려보내진 않을 것이니 안심하오.


값싸게 맥주를 건네 주어 고마웠소.

넓은 그대의 품에서 잠시 길을 잃은 건 아쉬웠소.

그대가 이리 넓은 줄 몰랐으니

내 준비가 부족한 것이니 그대를 탓하진 않았다오.


언젠가 다시 그대를 만나게 되면

그 때엔 꼭 음악과 함께 하고 싶소.

예술의 도시가 되어가는 그대를 느껴도 볼 것이고

지식으로 준비하여 박물관섬에서 즐겨 볼 거요.

그 때, 이번에 떼어 먹은 빚도 갚을 거요.


한 가지 절절한 깨달음을 안고 가니

그대와의 이별이 그나마 덜 아쉬워 다행이오.

안녕히 잘 지내시오.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컨설턴트 (자기경영전문가) hslee@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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