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ife is Travel/낭만 유럽여행

모리츠부르크 성에서

카잔 2009. 9. 14. 07:36

모리츠부르크 성



모리츠부르크 성 근처의

어느 벤치에 앉았다.

『괴테와의 대화』를 읽다가

드러누워 하늘을 쳐다본다.


구름이 성의 꼭대기에 걸려

전진하지 못하고 있다.

제 갈 길을 못가는 듯하지만

잠시 후 다시 올려다보면

구름은 저만치 나아가 있다.


시간의 흐름만큼 전진하고 성장하는

무언가를 볼 때마다

나 역시도 그러하길 바라곤 한다.

그러면서 혼자 기분 좋아한다.


관광지마다 노인 관광객이 많다.

모리츠부르크 성엔 더욱 그런 것 같다.

특히 홀로 오신 남성 노인이 많다.

부부가 함께 와서 손을 꼬옥

잡고 걷는 모양이 제일 보기 좋다.


그리고 모리츠부르크 성은

성 근처에 다가와 가까이서 보는 것보다

정문 밖 호수를 사이에 두고

저만치서 보는 것이 더욱 아름답다.

성 뿐만 아니라 구름까지

물그림자에 비춰져 멋진 풍광을 빚어낸다.


좋은 곳에 오니 할머니 생각이 나서

이런 저런 생각에 잠기기도 하고

한국으로 돌아가서 할머니와 여행 떠날

계획을 세우기도 하며 얼마간의 시간을 보냈다.


오후 1시 30분.

오후에 드레스덴으로 돌아가서 츠빙거 궁전을 보아야 하고

내일은 마이센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조바심이 생긴다. 떨쳐 버리자.

계획이 나를 얽매이지 않도록 하자.


구름이 성의 탑에 잠시 머무르듯

좋은 곳에 이르면 쉬었다 가자.

가만히 머무르는 줄만 알았는데

어느 새 저만치 가 버리는,

구름이 지닌 의외의 빠른 속도로 여행하자.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컨설턴트 (자기경영전문가) hslee@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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