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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며 피는 꼿

흔들리며 피는 꽃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 도종환 * 사랑하는 여인과 어떠한 문제로 힘겨울 때마다 사랑의 꽃이 찬란히 피어나는 과정이라 생각하였습니다. 흔들림은 사랑에 대한 두려움이나 확신없는 감정이 아니라, 살아 있음의, 열렬히 사랑함의 또 다른 이름이라 생각하였습니다. 그렇게 나는, 사랑의 흔들림 앞에서 사랑의 위대한 미래를 꿈꾸었고, 내 마음 속에 사랑하는 그대를 향한 떨림을 회복하였습니다..

사랑의 능력을 활짝 펼치고 싶다!

마음에 드는 여성에게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은 나에게 쉽지 않은 일인가 보다. 아주 오랫동안 누군가에게 그런 말을 해 본 적이 없다. 일년 전에 헤어진 여자 친구와는 2년을 사귀었고, 그 전의 여자 친구와는 5년을 사귀었다. 두 번 모두 자연스럽게 시작하거나 여자 친구가 먼저 마음을 고백했었다. 아주 오랫동안(적어도 8, 9년 동안) 나는 나의 감정을 진솔하게 표현하지 못했다. 분명 내 안에도 사랑의 능력이 있다. 그것을 느낀다. 하지만, 그 사랑의 능력을 펼치는 데 장애를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나는 왜 사랑하고 좋아하다는 감정 표현이 서툰가? 홀로 좋아하게 되면 어쩌나, 좋아하는 감정을 되돌려받지 못하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을 하나 보다. 이것은 옳지 못한 생각이다. 아니, 두려움이다. 그래! 나는 상..

선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쫓다

"우리들 각자에게는 무한히 선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잠재해 있습니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주는 것, 판단하지 않고 귀기울여 들어주는 것, 조건 없는 사랑을 베푸는 것 등이 그것입니다. 그 가능성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우리가 시도하기만 한다면, 우리는 하루의 매 순간마다 크거나 작은 방법으로 그것에 접근해 갈 수 있습니다." - [인생수업] 중에서 건강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쫓아 건강관리를 한 연약한 내 친구가 결국에는 나보다 건강해졌다. 선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쫓아 열심히 실천하는 못된 사람이 궁극적으로는 가장 선해질 것이다. 이것은 나에게 가능성의 얘기이자, 위로가 되는 말이다. 못된 사람, 착한 사람이 구분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 안에 못됨과 착함이 공존한다. 내 안의 착한 사람이 더 많이 ..

보보의 13가지 독서지침

보보의 13가지 독서지침 1. 매달 일정액만큼 책을 구입하라. 엥겔지수는 가계 지출 중에서 식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말로써 이 지수가 높을수록 생활수준이 낮은 것으로 본다. 당신의 지적 엥겔지수는 얼마인가? 지적 엥겔지수가 높을수록 생활수준이 향상될 것이다. 어디에 얼마만큼의 돈을 쓰느냐 하는 것은 단순히 소비 패턴만을 말해 주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인생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느냐 하는 가치관을 반영한다. “네 보물이 있는 곳에 네 마음도 있다.” 자신의 경제적 사정에 적합한 금액을 정해 두고 매달 책을 구입하라. 그리고, 필요한 책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 지금 읽지 않더라도 아주 좋은 책이라는 판단이 들면 일단 산다. 2.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보내는 시간을 가져라. 한 달에 한 번은..

나의 기대를 져버린 양말

옷과 구두에 어울리지 않은 색깔의 양말을 신었다. 외출하고 나서야 지나치게 옅은 색이란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양말이 많이 헤어져서 길거리에서 양말 2족을 5,000원에 샀다. 적당한 곳에서 양말을 갈아 신었다. 양말 하나 바꿨을 뿐인데, 기분이 좋았다. 저녁 식사를 하려는데, 양말에 구멍난 게 보였다. 발가락 부분의 봉제선이 1cm 가량 튿어진 것이다. 어이가 없었다. 2,500원을 주고 살 때에는 최소한 몇 개월은 유용하게 신을 수 있기를 바랐는데, 하루도 버티지 못하고 '나 몰라라'하고 구멍이 나 버렸다. 이 놈의 양말은 내 기대를 완전히 져 버린 것이다. 근데 양발 터진 모양이 웃겨서 친구와 함께 웃었다. 그러다가 문득 이런 질문이 들었다. '나를 이 세상에 보내신 이는 내게 얼마만큼의 인생을 허..

아~! 아름다운 열매를 맺고 싶다...

나는... 내 삶의 여정마다 아름다운 삶의 열매를 맺고 싶다. 그 과실에 기뻐하며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그 열매는 달콤하여 금방 질리는 맛이기보다는, 은은한 향기와 함께 담백한 맛에다가 영양이 듬뿍 담긴 것이었으면 좋겠다. 내 강연이 그랬으면 좋겠다. 한 순간 뜨거운 열정만 안겨주었다가 이내 식어버리는 실속없는 강연이 아니라, 강연을 듣는 그 날보다, 다음 날에 더욱 살 맛 나게 만드는 그런 강연을 하고 싶다. 사람들이 '우와~! 저 강사 참 대단하구나..' 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강연이 아니라, 사람들이 스스로를 '우와~! 나에게 엄청난 잠재력이 있구나. 난 대단한 사람이었어.' 라고 생각하게 하는 강연을 하고 싶다. 내 삶이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희망, 용기, 열정, 성실, 사랑, 정의, ..

십대처럼 살고 싶다... (2)

어린 시절, 어른들과 바다에 가면 아쉬움을 안고 돌아서곤 했다. 바다를 보고 있으면 이런 저런 감상에 젖게 되고 생각이 많아지곤 했다. 그래서 조금 더 바닷가를 거닐고 싶은데, 어른들은 이제 그만 가자고 한다. 이렇게 잠깐 볼 거면 왜 이 먼 곳까지 왔나,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따라나서야 했다. 혼자서 바다에 갈 수 있는 나이가 되고서는 홀로 바다에 가곤 했다. 여자 친구와 추억을 만들기 위해 당일치기 포항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고, 동생과 함께 여행을 하며 나의 앞날에 대해 계획을 세우기 위해 1박 2일로 강릉에 다녀오기도 했다. 연인과 헤어지고 난 후에는 이별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홀로 훌쩍 2박 3일 동안 바다 곁에 머물다 오기도 했다. 나는 머무르고 싶은 만큼 바다 곁에 있었다. 모래사장에 드러누워..

십대처럼 살고 싶다... (1)

11년 전, 대구역 플랫폼에서 나는 참 많이도 울었다. 친한 친구 녀석이 수원으로 떠나는 날이었다. 친구 놈은 아주대에 합격하였고 이제 공부할 짐을 싸 들고 대구를 떠나는 것이었다. 입장권을 끊어 플랫폼까지 따라 갔고 기차에 타는 놈을 떠나보내는데 눈물이 펑펑 났다. 당시에는 내가 대구와 서울을 그처럼 왔다 갔다 하며 살게 될지 몰랐다. 또한 대구를 떠나면 아주 먼 곳으로 떠나 버려 자주 만나지 못하는 줄 알았다. 세상이 얼마나 넓을지 몰랐고 그 넓은 세상을 얼마나 뛰놀며 살게 될지도 몰랐다. 그 때, 수원으로 떠났던 그 놈과 내가 함께 서울에서 살게 될지는 더더욱 몰랐다. 아마 서른이 넘은 지금은 누군가와 헤어지더라도 그런 애틋함을 가지지 못하리라. 3일 동안의 제주여중 교육을 잘 마쳤다. 많은 자원봉..

내 일에 대한 단상

4월 3일, 한양대학교에서의 강연은 퍽 즐거웠다. 학생들의 진지한 반응에 나도 덩달아 신이 났다. 주최측에서 한 시간이나 시간을 더 주어서 조금 더 많은 얘기를 풀었고, 그들의 질문도 몇 가지 듣고 대답을 했다. 강연을 하는 것은 살아가면서 내가 이 땅에 온 목적에 가장 가까워지는 순간이다. 의미와 기쁨으로 충만해 지는 시간이다. 머리 뿐만 아니라, 나의 모든 감각, 온 몸이 이 시간을 즐거워한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강연을 할 때엔 오히려 에너지가 생겨난다. 잘 하는가, 라는 질문은 뒤로 해 두고, 일단 내가 진정 강연을 즐긴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분명하다. 내가 하는 일에서 놀이에서 느껴지는 즐거움을 얻고 있으니 참 다행이다. 강의를 끝나고 개인적인 질의/ 응답 시간을 가지고 난 후에 한양대 역에 ..

서른, 직장 생활을 돌아보다!

『칼리 피오리나 * 힘든 선택들』을 읽고서 저자와는 비할 바 못되는 짧고 소박한 저의 직장 생활을 돌아보았습니다. 입사했던 순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았는데, 대개는 편안한 기분이 들었고 가끔씩 추억과 행복감에 젖기도 했습니다. 아쉬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나의 과거는 나의 미래를 설계할 때 고려해야 할 자원 중의 하나라는 점을 생각하니, 유익한 작업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꽤 길어서 죄송하지만, 여러분들의 관심 있는 일독에 미리 감사드립니다. 2002년 1월의 어느 날, 저는 동생과 함께 강릉으로 향하는 무궁화호에 몸을 실었습니다. 『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 『지금 알고 있는 걸 그 때도 알았더라면』 등 몇 권의 책을 가방에 넣고 옷 한 벌을 챙겼습니다. 동생과 함께 떠나는 1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