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0/19 2

나의 초상 (2)

11. 학창시절의 나는 아마추어 시인이었다. 한번도 시를 출품하지도, 그럴 생각도 못했지만 나는 자주 시를 썼다. 고등학교 내내 100여 편의 시를 썼다. 당시의 소원 중 하나는 언젠가 자작시들을 엮어 시집 하나를 출간하는 일이었다. 소원을 이루진 못했다. 누군가에게 비평을 받기도 전에 스스로 그 시들에게 낙제점을 주었기 때문이다. 삼십대 후반을 향하는 지금은 시인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산다. 20대 중반 이후로 나는 기업교육 강사가 되기 위해 노력했고 삼십 대 초반까지 많은 강연을 했다. 학교와 기업 그리고 각종 단체에서 강연을 한 것이 2012년에는 1천회를 넘겼다. 언젠가부터 강연장에서 많은 이들을 만나기보다는 소수의 사람들을 깊이 만나는 쪽을 택하기 시작했다. 요즘엔 글쓰며 살고 싶다. 여전히 한 ..

교양소설을 읽는 법

1. 괴테의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는 유럽 교양소설의 원형이다. 모레티가 지적했듯이, 고전 서사시의 주인공들은 모두 성인이었다. (아킬레우스, 헥토르, 오딧세우스를 보라.) 반면 교양소설의 주인공은 청소년과 젊은이들다. 교양 소설의 주제는 젊은 주인공들의 모험, 갈등, 성장이다. 네이버 지식백과는 교양소설을 "주인공이 그 시대의 문화적·인간적 환경 속에서 유년시절부터 청년시절에 이르는 사이에 자기를 발견하고 정신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이를테면 자신을 내면적으로 형성해 나가는 과정을 묘사한 소설"이라 정의했다. 그래서 성장소설이라도도 한다. 한마디로, 교양소설은 젊은이가 인생과 사회에 눈을 떠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교양소설은 19세기 유럽에서 크게 유행했다. 그 선두에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