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침에 눈을 떴지만, 몸이 무거웠다. 어젯밤 1시가 넘어서야 병원에서 나왔다. 자정을 넘겨 새벽 한 시까지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경우가 일 년에 몇 번이나 될까? 약간의 피로감은 이 드문 일상이 안겨다 준 것이겠지. 이불에 누워 있다가 몸을 일으킨 것은 몇 분 후였다. 병원에 있을 친구와 그 친구에게 들이닥친 암이라는 무서운 질병에 생각이 이르자, 거의 반사적으로 일어난 것이다. '어서 할 일들을 하고, 병원에 가야지' "이건 이거고. 그건 그거지요." 어젯밤에 받은 문자 메시지다. 친구 병문안을 핑계로 내 할 일을 못 다 해서는 안 된다는 조언이었다. "네 말이 맞다. 미안." 짧은 문자를 보냈다. 불쾌함은 없었다. 정말 미안했으니까. 마음 한 구석엔 친구 아내의 말을 품고 있다. "내 할 일을 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