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계신가. 친구. 친.구.라는 단어는 꽤나 맵고만. 두 글자를 쓰자마자 코끝이 찡하고 눈시울이 붉어지니 말야. 친구는 추상적 단어지만, 그 단어가 너의 모습을 생생히 불러온 탓이겠지. 새해 들어 여러 날을 감기몸살과 편도선염으로 고생했다. 그러다보니 내 거처가 병실이 되어버렸네. 사실 어디 병상이 따로 있겠나. 아픈 이가 몸져 누운 자리가 병상이지 뭐. 병상이라는 자리는 무엇보다 고통의 공간이더군. 몸이 아프니 다른 생각은 아무 것 나지 않고 그저 얼른 낫기만을 바라게 되더라고. 오늘로써 4일째 외출을 하지 않았는데 본의 아닌 칩거가 이틀 째 지속되던 날 밤, 네 생각이 나더라. 네가 시내 서점에 가고 싶다고 했던 12월 28일 말야. 그때가 10월 16일 이후로 맞은 첫 외출이라고 했잖우. 네 말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