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1/14 2

배운 것을 익히는 3가지 방법

2014년에 읽은 첫 책은 『모든 것은 빛난다』입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서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 일은 또 다른 책의 첫 장을 열어젖혀 새로운 배움에 빠져드는 것이었지요. 하지만 읽은 책을 내 것으로 익히기 위한 노력도 필요합니다. 문자 그대로, 학습(學習) = 배움 + 익힘, 이니까요. 배우기만 하고 익히지 않으면 삶의 변화도 요원하고요. 익힘은 어떻게 이뤄질까요? 아리스토텔레스가 언급한 3가지 지적 활동에서 익힘의 방법론에 대한 힌트를 얻었습니다. 첫째는 테오리아입니다. '관상(觀想)'을 뜻하는 그리스어인데, "순수한 이성의 활동에 의지해 진리나 실재를 인식하는 일"을 말합니다. 테오이아는 이론적 탐구입니다. 배운 것을 음미하는 지적 사유가 익힘의 첫째입니다. 둘째는 프락시스입니다. '실천'을 ..

이상은, 김광석 그리고 서태지

1. 2009년의 8월과 9월을 유럽에서 보냈다. 54일 동안의 배낭 여행에서 빛나는 자유를 만끽했다. 내가 가고 싶은 곳으로 떠났고, 머물고 싶은 만큼을 머물렀다. 눈요기를 하느라 마음에 드는 옷을 만나면 유럽 스타일을 꿈꾸며 구매했다. 공부하고 싶은 주제의 자료나 책을 만나면 조금 무리가 되는 비용이라도 지불했다. (공부는 내 삶의 높은 우선순위고, 여행 책을 쓰기 위한 준비 과정이기도 했다.) 자유롭고 행복한 여행이 끝까지 이어지는 못했다. 여행이 끝날 무렵, 쾰른에서 불상사가 일어났다. 나는 추억과 여행의 자취를 잔뜩 품은 배낭여행을 잃어버렸다. 꼼꼼히 기록했던 여행일지, 녹음기, 여행 기념품을 모두 잃었다. 큰 상실로 마음이 아팠고, 많이 울었다. 파리로 이동하는 열차에서 유레일 패스가 없어 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