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D에 저장된 데이터를 유실한 힘겨움을 소비 지향적 삶으로 달랬습니다. 한동안 소셜커머스 사이트를 들락거렸고, 온라인 쇼핑을 즐겼던 날들입니다. 오래된 허기를 달래려고 허겁지겁 음식을 삼키는 이처럼, 나는 깊은 허망감을 달래기 위해 이런저런 물건을 사들였습니다. 옷과 시계를 샀고, 패션 잡지를 읽었지요. 이번에 구입한 가죽 가방은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드는 구매지만, 스마이슨 수첩을 산 것은 과소비였네요. 30대 남성들을 위한 루엘(luel)을 매달 구독하는데, 패션 잡지 속에는 새로운 세계가 존재했습니다. 옷과 가방은 어찌나 비싼지 구입할 엄두가 안 납니다. 지금까지의 소비 패턴에 대한 후회도 들었습니다. 책 구입에 쓴 돈이 1억 원이 넘는데, 그 중 일부라도 ‘패션과 외모에 투자했다면 이 지경까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