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이 변화를 이끈다. 자기 인식 없이는 자기 변화도 없다. 자기 인식은 뒤통수를 치듯이 우리에게 접근한다. 노력과는 별개로 불쑥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자기를 인식하고 나면, 정말 뒤통수를 맞은 듯이 멍해진다. 자기 인식을 하는 순간 우리는 당황스러움, 부끄러움 그리고 얼마간의 절망과 허망을 느낀다. 이러한 감정은 본인에게만 그렇다. 타자는 아무렇지도 않다. 오늘 인식한 나의 일면을 그들을 이미 쭈욱 알아온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도 아니면 자기 인식은 그야말로 '나만의 인식'이기 때문이다.) 많은 경우, 자기 인식은 '뒤늦은 인식'이다. 마치 뒤통수 같다. 뒤통수는 내 눈에만 보이지 않을 뿐, 타자의 눈에는 아주 잘 보인다. 오히려 뒤에서 마음껏 나의 뒤통수를 관찰한다. 우리는 둘만 모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