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17 3

이리도 한산한 번화가라니

[포틀랜드 2일차 오후] 노스웨스트 번화가 중 하나인 펄 디스트릭트(Pearl District)를 돌아다니다. 1. 숙소(Quality Inn) 체크인을 마치고 객실에서 커피를 마시며 잠시 쉬었다. 퀸 사이즈 베드가 두 개나 있는 객실인데, 이럴 때에는 여행 친구의 존재에 대해 생각한다. 양가감정이다. 여행은 곧 삶의 일부이기에 함께 하기에 좋은 것들과 혼자 하기에 좋은 것들이 공존한다. 호텔 비용을 지불하거나 영화를 보거나 식사 때에는 친구가 있으면 좋지만, 시장이나 미술관을 둘러볼 때에는 혼자가 낫다. 나는 지금 침대가 두 개 놓인 객실을 보고 있다. 친구가 떠오른다. 홀로 조용히 차 마시는 이 시간이 좋다. 친구 생각을 지운다. 혼자 치러야 하는 객실료는 ‘혼자만의 시간’에 대한 어쩔 수 없는 대가..

하나에 함몰되는 여행

포틀랜드 여행 둘째날 오후, 예상보다 UNION WAY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Steven Alan과 WILL, 단 두 곳을 둘러보았을 뿐인데, 90분이 흘렀다. ‘이런 식으로 여행하다간 하루를 UNION WAY에서 끝나겠군. 하하하!’ 이런 생각을 하며 체크인을 위해 호텔로 향했는데, 하루를 보내고 난 지금은 '그렇게 하루를 보내면 어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설픈 여행자는 모든 것을 ‘훑고’ 지나간다.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고 한두 번 바라보다가 다음 장소로 이동한다. 이해되는 일이다. 어딘가에 오래 머무르거나 무언가를 가만히 응시하기에는, 가야 할 곳은 많고 여행할 시간은 적다. 그래서 잠시 여행을 멈추고 바라보거나 생각하기보다, 기억하기 위해 사진을 찍는다. 혹자는 훗날 자랑하기 위해 찍기도 하..

Ace, Stumptown & Alan

1. 에이스 호텔은 포틀랜드에만 있는 건 아니다. 뉴욕, 시애틀, 로스앤젤레스, 런던, 파나마에도 에이스 호텔이 있다. 홈페이지의 ‘About' 메뉴에는 포틀랜드 호텔의 로비 사진이 제공된다. 호텔 측의 소개에 따르면, 에이스 호텔은 Classic Building을 재창조하여 Bohemia, Affinity(친밀감), Handmade culture를 추구한다. 어느 책자에서는 에이스 호텔을 두고 포틀랜드의 상징이라 표현했지만, 성급한 판단이다. 에이스 호텔과는 다른 가치들(그 역시 멋진 가치들)을 추구하는 호텔이 서운할 테니까. 에이스 호텔은 20~30대 젊은 영혼에게 어울리는 호텔이다. 반면, 히스먼 호텔(Heathman Hotel)은 에이스 호텔과는 다른 점잖은 분위기로 신사들을 만족시킬 것이다. 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