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18 2

내 취향은 호손 쪽은 아니지

[포틀랜드 3일차 저녁] 2014년 12월 17일(수) 1. Canteen 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포틀랜드에 사는 한 사내와 이야기를 나누느라 예상보다 90분은 더 머물렀다. Corey 라는 이름의 그와 나는 일단 음식 취향이 비슷해서인지 여러 가지 공감하고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많았다. 나중에는 그의 인생 이야기도 듣고, 나의 최근 힘겨움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눴다. 우정에 대한 나의 개똥철학까지 그는 아주 사려 깊은 눈빛으로 들어주었다. 사위가 어둑해졌다. 그도 돌아가야 했고, 나도 여행을 이어가야 했다. 여행자에게는 자유가 있다. "근처에 어디 추천할 만한 곳 없어요?" 결국 나는 그의 차를 얻어타고 호손 스트리트 파웰 북스(Powell's Books) 앞에 내렸다. 질문에 대한 친절하고 따뜻한..

포틀랜드 단기거주를 꿈꾸다

[포틀랜드 3일차 오전, 오후] 2014년 12월 17일(수) 1. ‘포틀랜드에 살고 싶다.’ 어젯밤 호텔로 돌아오며 문득 든 생각이다. 여행을 하다보면, 몇 달 만이라도 살아보고 싶은 도시가 생기곤 하는데, 포틀랜드가 추가됨으로써 목록은 이제 바이마르, 상파울로, 몽펠리에, 시드니에 이어 포틀랜드까지 다섯 개 도시가 되었다. (팔라우와 항저우도 끌리지만 강력한 유혹까지는 아니었다.) 포틀랜드의 무엇이 내게 끌림을 안겼을까? 끌림은 생각하기 어려운 주제다. 머리가 작동하기 전에 몸이 반응하고 감흥이 일어나 끌림을 창조해내고 마니 당연지사다.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우리가 좋아하는 일을 찾으려 할 때, 이성은 얼마나 무력한가. 중요한 점을 고려하지 못해 잘못 판단하기 일쑤고 종종 무의식에 완패하고 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