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2월 8일이 어두워졌을 때 한국을 떠났다. 9시간 넘게 날아서 도착한 시애틀은 여전히 12월 8일이었다. (시애틀과 한국의 시차는 15시간이다. 한국이 빠르다.) 시간은 오전 10시를 막 지나고 있었다. 비행시간을 제외하더라도, 하루의 낮 시간을 고스란히 되돌려 받았다. 묘한 기분이 들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여행이라면, 나는 매일 여행을 떠날 것이다. 하루씩 젊어지는 여행! 얼마나 멋진 일인가. 젊어지는 것이 과연 멋질까, 하는 철학적 질문으로 스스로를 괴롭히지 말자. 그런 여행은 존재하지 않고, 게다가 하루씩 젊어지는 '인생'이나 '일상'이 아니라, 하루씩 젊어지는 '여행'이니, 선택은 자유다. 망상이지만, 정말 그런 여행을 할 수 있다면, 나는 종종 여행을 떠날 것이다. 삶을 사랑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