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햇살이 따갑더니 해가 기울면서 금새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맑은 하늘, 큰 일교차, 강한 자외선, 서늘한 바람, 코스모스... 가을이 성큼 다가섰다. 걷기 좋은 계절이다. "진정한 걷기 애호가는 구경거리를 찾아서 여행하는 것이 아니라 즐거운 기분을 찾아서 여행한다. 다시 말해서 아침의 첫걸음을 동반하는 희망과 에스프리, 저녁의 휴식에서 맛보는 평화와 정신적 충만감을 찾아서 여행한다." 가을이야말로 스티븐슨의 이 말을 온 몸으로 경험하기에 좋은 계절이다. 몸과 마음이 맞는 이와 '함께 걷기'는 매력적이고, 고즈넉한 마음으로 '홀로 걷기'는 매혹적이다. 가을은 날씨를 쫓아 벗들과 함께 하기에 좋고, 하늘을 벗삼아 홀로 거닐기에 좋다. 구름이 바람의 유혹을 따라 하늘을 배회한다. 나는 가을의 유혹에 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