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고 싶은 물건이 있다. 소유하고 싶은 물건의 등장은 인생살이의 평범한 일면인데, 이번엔 좀 특별하다. 몇 해 전부터 이것만큼은 꼭 가지고 싶었다. 답변은 새삼스럽다. '책'이니까. 하지만 보통의 책은 아니다. 거듭 읽고, 깊이 읽어 "이 책을 열심히 읽었다"고 말하기에 부끄럽지 않은 책 몇 권을 갖고 싶다. 이것이 소유인지, 경험인지 모르겠지만(아마 소유와 경험의 합작품이리라), '열 번 이상 읽은 책' 한 권 정도는 소유하고 싶다. 평생을 사는 동안, 홀딱 반해서 빠져들게 된 책 한 권을 갖는 일! 이것이야말로 고상한 삶의 모습 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한다. 동시에 진정한 독서가로 거듭나는 일이라고도 생각한다. "사람들은 하루에 세 권쯤 책을 읽으면 독서가라고 말하나, 실은 세 번, 네 번 반복해 읽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