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8 15

원고 포트폴리오를 정리하다

2016Aug 2. 원고 포트폴리오를 정리하다- OO 출판사 편집2팀과의 미팅이 안긴 결실 [요약] 출판사로부터 온 메일은 나를 기쁘게 했다. 미팅은 여러 가지 생각거리를 안겼다. 조바심을 내려놓으니 길이 보인다. 글 쓰는 과정의 행복과는 별개로 작가로서의 결실도 놓치지 말자! 2016년 4월, 원고를 갈라파고스와 사계절 출판사에 보냈다. 반가운 소식은 돌아오진 않았다. 8월 초에 다시 세 출판사에 투고했다. 며칠 뒤 한 출판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저희 기획2팀의 내부 논의 결과, 인문학을 오래 연구한 사람만이 쓸 수 있는 깊은 통찰이 담긴 기획이라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연락드리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되신다면 직접 뵙고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2주 후, 동교동의 어느 카페에서 편집장님과 편집자분을 ..

고전 독파에 박차를 가하다

2016Aug 1. 고전 독파에 박차를 가하다 - 서양문학사 강연에 대한 몇 분의 극찬 [요약] 한 회사에서 서양문학사 강연을 진행했다. 특강이 아닌 다섯 번에 걸쳐 진행된 대장정(?)이었다. 강사로서 아쉬움이 남지만, 전반적인 반응은 좋았다. 몇 분들의 극찬으로 안도감도 느꼈다. 지성을 향한 열의에 박차를 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고전 독파에 더욱 매진하리라! 2주차 강연 후, 여러 교수님들이 흡족한 반응을 보이셨고, 질문도 이어졌다. “니체가 근대철학을 어떻게 무너뜨렸는지 구체적으로 더 듣고 싶습니다.” 나는 아는 만큼 대답을 드렸다. 즐거운 시간이었다. 오후 3시, 졸릴 수도 있는 시간대였지만 지루해하거나 졸음에 빠진 청중은 한 분도 없었다. (5주차 1교시엔 몇 분이 조셨는데, 나의 강연이 다소 지..

혼자 살면 즐거울까

혼자 사는 즐거움이라고?! 이것은 달콤한 환영(幻影)이기도 하고, 손에 잡히는 또렷한 행복이기도 하다. 당신이 젊다면, 다시 말해 20대라면(30대여도 괜찮다) 그리고 혼자 살기를 꿈꾸다면, 그 즐거움을 향유해 보기를 권한다. 20년 동안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놓쳤던 자유와 인식하지도 못했던 성장의 기회를 맛볼 수 있으리라. 내가 한 가지 조언을 할 수 있다면, 이렇게 일러두고 싶다. 자기경영에 능숙하고 일하는 즐거움을 깨쳐야 혼자 사는 즐거움이 극대화된다! 여기서의 일이란, 집안 일을 말함이다. 요리와 설겆이에 익숙할수록 건강해지고, 청소와 정리정돈에 시간을 써야 청결해진다. 빨래를 미루지 말아야 옷을 좋은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혼자 살면 그간의 엄마 손길을 체험하게 된다. 집안이 정갈하고, 내가 ..

당분간은 그와 함께

1.괴테에 관한 단상의 글 한 편을 적었다. 마음에 드는 글이지만, 공개(포스팅)는 후일로 미뤘다. 일부 구절이 울적함을 자아낼 여지가 있어서다. 내가 울적하게 읽히는 건 괜찮으나, 독자에게 울적함을 안기기는 싫다. 울적함의 언저리 한켠에는 낙관과 희망도 담아냈지만, 세심하게 읽어야만 잡아낼 정도의 섬세한 표현이었다. 포부이긴 하나, 강한 다짐도 또렷한 결심도 아니었던 게다. 자욱하게 낀 안개 속에 희미하게 존재하는 빛을 상상해 보자. 나의 긍정과 희망은 그런 빛과 같다. 안개 속이라 찾기 힘들고, 희미하여 없는 듯도 하다. 이런 희망을 강하게 표현하면 실체와는 거리가 멀어질 터였다. 그럼에도 분명 존재하긴 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송충이가 솔잎을 갉아먹듯 현실이 나의 이상을 조금씩 잠식하더라도 나..

칭찬은 사람을 당황스럽게 한다

-『어떻게 의욕을 끌어낼 것인가』를 읽고 하이디 그랜트 할버슨 / 토리 히긴스, 한국경제신문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캔 블랜차드의 책 제목이다. (물론 본래의 의도대로라면 문장 끝에 물음표가 아닌 느낌표를 붙였으리라.) 고래는 차치하고, 칭찬은 정말 사람을 춤추게 할까? 대다수 사람들의 예상과는 달리, 칭찬이 모든 사람들을 들뜨게 하지는 못한다. 물론 사람의 내면에는 인정 욕구가 존재하고 많은 이들이 칭찬에 행복감과 에너지를 얻지만, 누구나 칭찬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어떤 사람들은 칭찬을 받으면 자기 소유가 아닌 물건을 받은 마냥 어색해하고 당황해한다. 심지어 칭찬의 내용을 믿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칭찬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동기를 부여받는 이들은 이 말을 믿지 않으려 든다. 누구나..

잠깐의 그윽한 여행

삶은 한 잔의 커피다. 처음으로 맛보면 쓰고, 급하게 들이키면 뜨겁다. 커피를 즐기게 되면 그윽한 향기에서부터 빠져든다. 적당하게 식으면 느긋하게 한 모금씩 음미하면 된다. 삶도 마찬가지다. 젊은 날엔 이상에 취해야 아름답다. 성인이 되면 실존에 눈을 떠야 멋지다. 서른, 마흔... 예순이 되더라도 한 걸음씩 꿈꾸는 세상으로 차근차근 다가서면 된다. 커피는 자유다. 한 잔의 커피는 일상을 떠나는 잠깐의 여행이다. 삶도 자유여야 한다. 한 사람의 삶은 이상을 향해 춤을 추며 걸어가는 자유로운 몸짓이다. 커피는 그윽하다. 어린아이는 그윽한 맛을 모른다. 미숙한 어른들이 인생을 모르듯이. 커피 맛을 모르면 마키아또와 바닐라 라떼에 미혹된다. 찰나의 달콤한 욕망은 늘 우리를 엿본다. 자유와 그윽함은 그렇게 멀어..

고전 읽기를 위한 7가지 제언

1. 어떤 책은 우리를 새로운 세계로 이끈다. 많은 식자들이 인문 고전으로부터 통찰, 지혜, 영감을 얻는다. 인문 고전은 탐나는 영역이지만, 오르기가 만만치 않은 산이다. 유익이 큰 만큼, 지적 임계점이 높다. ‘고전의 책장을 넘기다 보면 뭔가 달라지겠지’ 하는 기대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들이는 시간과 노력이 커야 한다. 진득한 노력을 싫어하는 이들은 어디에나 있다. 일부 독자들은 인문 고전마저 가볍게 읽으려는 마음으로 쉬운 길을 찾는다. 결국 서너 권 만에 고전을 포기하고 본래의 독서로 되돌아간다. 2. 때로는 예술이 길을 안내한다. 영화 는 고전 읽기의 여정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보여준다. 히말라야에 오르려는 초보 산악인들은 우선, 무거운 짐을 지고 북한산을 오르는 훈련을 통과해야 했다. 숱한 훈련..

2016년 지적 생활 중간점검

1. 전기만이 전율을 선사하는 것은 아니다. 몸이 떨릴 정도의 감격을 안기는 책들이 있다. 전율을 선사하는 작가나 사상가들의 책이 그렇다. 몇 줄을 읽다 보면, 감탄하여 더 이상 책을 읽지 못하게 만드는 이들! 나에게 니체와 푸코는, 영원히 전율의 작가로 남을 것 같다. (20대에는 파커 파머, 피터 드러커, 스티븐 코비가 전율을 안겼다. 구본형, 강준만, 고종석, 김영하도 내겐 전율의 작가였다. 달라스 윌라드와 필립 얀시의 글도 경이로웠다. 30대에는 에리히 프롬, 수잔 손택, 카프카, 호메로스, 벤야민에게서 전율을 느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커다란 전율을 선사한 이가 니체와 푸코다.) 2."2016년은 일년 내내 고대 그리스의 고전을 읽었다." 언젠가 '나의 2016년 지적 생활'을 돌아보며 이렇게 ..

[강연공지] 리버럴 아츠를 공부하라

수업 안내 일시 : 8월 17일(수), 24일(수), 31일(수), 9월 08일(목) 19:30~21:30장소 : 토즈 홍대점 (홍대입구역 2번 출구, 도보 1분)교재 : 매 수업 배부되는 A4 10~12 정도의 유인물수업료 : 10만원 (신한 801-04-851616) / 원격수업 8만원신청 : 입금 후 아래 댓글로 성함, 전화번호, 이메일을 적어 주세요. (제 수업의 기신청자는 성함만 작성. 신규 분들은 정보보호차 비밀댓글 권장) 아래 네 편의 글을 읽으시면 이번 수강 결정에 도움 되실 겁니다. 번호 순서대로 읽으시면 됩니다. 글의 제목을 클릭하면 해당 글로 연결되고요. (시간이 없으시면 1번만 읽으셔도 감은 잡으시리라 생각합니다.) 1) 하버드를 넘어선 교양수업 2) 세인트존스 대학의 공부풍경3) ..

영성으로 밟은 그리스 기행

1. 삶을 돕는 사유와 영성이 깃든 그리스 기행 에세이! 내가 이 책을 한 마디로 소개한다면 그렇다. 그리스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대중적인 교양 에세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그림 한 장으로도, 탐스러운 먹거리로도, 묵고 싶은 호텔만으로도 여행은 시작될 수 있다. 저자의 경우는 어떨까? 왜 그리스일까? "나는 세상이 나를 휘젓지 못하도록 현실적 욕구를 실현하고 싶었다. 경쟁 속에서 구질구질해지는 현실을 벗어나려는 욕구 또한 그 못지않았다. 사람 속에서 섞여 떠들기를 좋아하면서도, 어느 날은 배낭을 메고 깊은 산속 동굴로 들어가 홀로 머물었다. 양극단을 오가느라 분주했다. 그러는 동안에도 종교적 진리를 철학적 의문에 답해야 하고, 말뿐인 깨달음은 자비의 실천으로 나타나야 하며, 영성을 합리적 지성과 소통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