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28 2

서른은 불청객처럼 왔지만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서른 살은 온다." 최승자 시인의 시 의 도입부다. 어느새 나는 '서른 살' 대신 '마흔 살'을 넣어야 하는 나이가 됐다. 서른이든 마흔이든 최 시인의 감수성에 공감하는 이들은 존재할 것이다. 누구나 서른 살을 맞지만, 아무나 서른 살을 소재로 울림을 주는 시를 짓지는 못한다. 시인의 존재 이유다. 그렇다면 나는? 그리고 우리는? 물론 우리에게도 존재 이유가 있다. 시는 쓰지 않아도 된다. 원하는 대로 살고 있다면 앞으로도 그리 살아가면 될 것이다. 지금의 삶이 원했던 모습이 아니라면? 그때는 자기 가슴에서 호연지기를 끌어내어 글 짓는 시작(詩作) 대신 새로운 인생을 시작(始作)해야 하리라. 비타 노바의 첫걸음은 작금의 현실을 정직하게 직시하는 것이라 믿는..

대화가 너무 없는 것 같아요

아들 : 아버지, 우리 집은 대화가 너무 없는 것 같습니다. 아버지 : (아들을 째려보다가) 밥 묵자.잠시 후, 아버지 : 니 얘기 잘 했다. (아내를 보며) 말 나온 김에, 당신 동민이 교육 우째 시키고 있노? 내 며칠 동안 쭉 지켜봤는데, 오늘만 해도 그래. 해뜨기 전에 뽀로로 기어나가가 하루종일 싸돌아 댕기다가 지 배고프면 기 들어와가 밥만 처 묵고! 야 이거 하루 종일 밖에 나가가 뭐하노?어머니 : 지도 모르겠습니더. 지도 야 땜에 미치겠습니더. 아버지 : 동민! 니 솔직히 얘기 해. 니 하루종일 밖에 나가가 뭐 했노?아들 : 학교 갔다 왔는데여. 는 2000년대 후반 개그콘서트의 간판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저녁 식사라는 지극히 일상적인 코드로 공감적 유머를 자아냈다. 소통과 공감이 부족한 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