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ife is Travel 118

[브라질 여행 단상] 배움에 성실하기

해외 여행을 하면 기회가 될 때마다 호텔 수영장을 이용한다. 팔라우에서 묵었던 호텔 수영장은 아주 근사했다. 바닷가처럼 운치 있는 분위기~ ^^ 큰 수영장이 두 개나 있었고, 재미있는 슬라이딩도 있어서 즐거움이 더했다. 이번 브라질 리오데자네이루의 꼬빠까바나 팰리스 호텔에서 수영했던 장면도 기억난다. 아름다운 호텔 건물 사이에 있는 수영장은 은은한 조명이 비춰지고 있었다. 수영장 옆에 있는 근사한 레스토랑에서는 사람들의 즐거운 대화가 이루어졌고, 수영장에서는 나 홀로 이리 저리 몸을 유영한 수영한 행복하게 이루어졌다. 팔라우 바다 한 가운데에서 스노우 클링을 할 때, 구명조끼 없이 수영했던 경험은 아주 짜릿했다. 약간의 두려움을 안고 배 주위를 수영했던 순간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난다. 베트남의 하롱베이 ..

신의 의도를 생각하면 삶의 무게가 거뜬해진다.

[브라질 여행 단상] 신의 의도를 생각하면 삶의 무게가 거뜬해진다. 덩치가 큰 그는 비행기 좌석을 두 개에 걸쳐 앉았다. 몸이 아주 불편하여 거동하기도 쉽지 않았다. 화장실에 가기 위해 몸을 일으키는 데에만 10초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다. 비행기가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는 선반에서 짐을 끄집어 냈다. 작지 않은 가방이었다. 나는 그의 뒷좌석에 앉아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말을 건넸다. "도와 드릴까요?" 그는 단호함과 다정함을 섞어 대답했다. "괜찮습니다. (나를 쳐다보며) 고마워요." 그는 어느 친절한 청년의 호의를 거절했다. 자신이 들어야 할 삶의 무게는 스스로 짊어져야 한다고 믿는 것처럼. 그 무게를 포기하면 자신이 점점 연약해진다고 믿는 것처럼. 그는 자기 가방을 자신의 어깨에 둘러매고, 한 손으로는..

[7일차 여행일지] 브라질에서 본 이과수 폭포

2월 11일 수요일 새벽 3시 30분. (현지시각) 9시 30분에 잠들어서 3시 30분에 깼으니, 6시간을 잤다. 중간에 한 번 깨어나는 것을 제외하면 가장 오래 잠을 잔 게다. 이제 거의 시차 적응을 끝낸 것인가? 딱 일주일 만이네. 내일은 몇 시에 일어나게 될지.. ^^ 오늘은 브라질 쪽에서 이과수 폭포를 보게 된다. 8시 30분에 가이드를 만나 출발했다. 기념품점에 잠시 들른 후 브라질 이과수 국립공원에 도착하니 9시 15분 경. 티켓팅을 하고, 차로 이동, 간이 기차를 기다렸다가 정글 탐험. 기차를 타기 시작하면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니 몸이 약간 으스스했다. 그다지 좋은 기분이 아니었다. 기차에서 내려 600m 정글 속을 걸었다. 10여 분 걸었으려나, 이과수 강이 ..

[닷새날 여행일지] 열정적인 도시, 히오데자네이루

2시 20분 즈음에 깼다가 다시 잠들었다. 이 시각은 어제보다 이른 시각 아닌가. 기상 시간을 조금 더 늘려가는 것이 시차 적응이란 생각이 들어 억지로 잠을 청했다. 어느 새 잠이 들었고, 다시 눈을 뜨니 5시였다. 야호~! 최고로 많이 잔 날이다. 5시간 정도. ^^ 오늘(현지 2월 9일)은 '히오'로 여행가는 날이다. 호텔 체크아웃을 해야 하니 짐을 싸야 했다. 2~3일 정도 밀린 메일 회신을 하고, 짐을 꾸리고 식사를 하고. 그러다 보니 공항으로의 출발 시각인 8시 30분이 다 되어간다. 토머스님의 회사 직원 한 분이 오셔서 공항으로 데려다 주셨다. 나는 이곳 교포들을 만날 때마다 이것 저것을 여쭙곤 했다. 언제 이민 오셨는지, 어떤 일 하시는지, 브라질에서의 삶과 문화 등에 대해서. 그리고 꼭 물..

[셋째날 여행일지] 첫번째 와우수업과 쇼핑 & 행복

3시 기상. 푹 잠든 것 같은데, 새벽 3시다. 12시가 다 되어 잠들었으니 3시간 남짓 잔 게다. 다시 잠들려고 했으나 정신이 점점 맑아져 일어났다. 아, 이게 시차 적응이 안 된 것이구나, 싶었다. 한국과 11시간 차이가 나니, 낮과 밤이 완전 뒤바뀐 것이다. 나의 마음은 이미 시차 적응이 끝났다. 인천 - 벤쿠버 - 토론토 - 상파울로로 이어지는 긴긴 비행시간 동안 나는 현지 시각대로 잠들고 일어났다. 몸은 개운했고 시차 적응 별 것 아니네, 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몸은 원래의 생활 방식을 기억하고 있나 보다. 습관의 힘, 변화의 어려움 등을 생각하며 노트북을 켰다. 여행일지와 글 한 편 쓰고 메일 회신을 했다. 기분 좋은 아침의 이 느낌을 수영으로 이어가고 싶었다. 약간의 운동을 하고 수영을..

[브라질 여행 단상] 건강에는 좋은데 맛은 써요.

#1. 먹어보기 전에는 맛을 알 수 없다. 호텔에서 처음 먹는 아침 식사. 과일과 빵, 우유와 시리얼이 있었다. 처음 보는 과일 빠빠야. (이름도 뒤늦게 알게 된 과일) 맛이 의심스러워 보이는 여러 가지 종류의 빵들. 간택된 몇 가지의 음식을 가져 와서 식사를 시작했는데, 게걸스러움보다는 조심스러움으로 먹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아침 식사는 깔끔하게 먹고 싶다는 마음이었던 게다. 게걸스럽게 먹을 필요는 없지만, '이게 맛있을까?' 라는 미심쩍은 마음으로 입을 조금 벌려 살짝 깨작이면 맛을 알 수가 없다. 한 입 가득히 우그작, 하고 베어 물면 그제서야 입 안 가득히 맛있음을, 혹은 '우엑'을 느낄 수 있다. 잊고 지낸, 혹은 잃어버린 자신을 찾는 과정에서 가져야 할 태도를 깨닫는다. 내가 이것을 잘 할까..

[둘째날 여행일지] Guaruja 해변과 와우 부부모임

새벽 1시에 잠이 깼다. 살짝 피곤한 것 같은데 다시 잠이 오지 않고 정신이 맑아진다. 3시간 30분 정도를 잤나? 잠이 부족했는데 신기한 일이다, 생각하며 일어났다. 노트북 전원을 110V로 전환하는 코드(?)가 없어 프론트에 갔더니 다른 손님이 사용 중이라며 오전 7시에 다시 오라고 했다. 객실로 돌아와 짐을 정리하고 와우팀원인 안젤리카님에게 드릴 선물에 몇 마디 글을 적었다. 듣고 싶은 음악이 있었지만 노트북을 켜야 들을 수 있었기에 차선책 MP3를 켰다. 처음에 나오는 곡은 SG워너비의 였는데, 어찌 그리도 신이 나는지... 결국 쓰던 글을 멈추고 춤을 췄다. 새벽 2시에, 호텔 방에서, 홀로. 한 바퀴 빙그르르 돌다가 큰 거울에 비춰 진 내 모습을 문득 보게 되었는데, 미친 사람 같았다. ^^ ..

브라질 여행 출발, D-1일

분주하다. 방 안에는 여행 갈 준비물들이 쌓여 있고, 머리 속에는 못다 처리한 일들이 쌓여 있다. 오늘따라 전화기는 왜 이리도 자주 울리는지. 안부 인사에 고마움을 전하면서도 마음은 조급하다. 이번 여행은 짧지 않은 일정이라 일찍부터 준비를 시작했는데, 처리해야 할 대형 업무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니였다. 뿌듯함 보다는 조급했다. 하는 일이 적지 않음을 보며 살짝 자부심을 느끼면 좋으련만, 많은 일들을 단기간에 모두 끝내야 한다는 조바심만 느껴졌다. 휴우. 한 숨을 내쉰다. 창문을 열고.. 잠시 휴식이다. 김광석을 듣는다. "저 하늘의 구름 따라 흐르는 강물 따라 정처없이 걷고만 싶구나. 바람을 벗삼아 가며." 음악이 어쩜 이리도 내 마음을 잘 만져 준단 말인가. 그저 노트북 속 들어 있던 것을 PLAY ..

2008 가을 강연여행 ② 당진 왜목마을

왜목마을에서 작은 파도 넘실대니 내 기쁨도 넘쳐나고 은색 달빛 내비취니 어둔 바다 반짝이네 가을 바람 시원함에 퍼져 가는 노랫소리 나의 소원 살랑살랑 온 세상을 누벼가길 충남 당진 왜목마을은 시 한 수를 짓고 흐뭇함에 빠져들 수 있는 여행지였다. 유명세와 달리, 내가 갔을 때에는 조용하고 한적했다. 그 짧은 여행이 더욱 좋았던 이유다. 해변에 서서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찰랑이는 파도 소리가 정겹다. 물결이 물결을 넘는 소리, 마치 강아지 두 마리가 서로 엉겨 장난치는 것처럼 귀엽다. 잔잔한 파도는 그 찰랑거림이 작고 부드러워 물수제비를 8~10번 정도 뜰 수 있을 정도였다. 하늘에는 반달이 떴다. 보름달로 차 오를 준비를 위해 사람들에게 달빛을 보낸다. 아름다운 달빛에 끌려 애정의 눈길로 달에게 화답한다..

여행 후에는 일상의 소중함이 더욱 절절히 느껴진다

비행기가 인천공항의 활주로에 흔들림과 함께 도착했을 때, 나는 두 팔을 올리며 "와 집에 왔다"고 외쳤다. 기뻤다. 여행도 즐거웠지만 나의 일상도 반가웠기 때문이다. 뒤에 앉아 있던 일행 중 한 분이 "희석이는 기다려주는 와이프도 없고 아들도 없는데 집으로 가는 게 그렇게 좋아?"라고 물으셨다. 그 때, 바로 미소와 함께 대답이 튀어나왔다 "네, 제게는 와우팀원들이 있잖아요." 8박 9일간의 뉴질랜드 여행이 끝나자, 내게는 일상이 시작되었고 그 일상의 한 가운데에 와우팀이 있다. ^^ 3기 와우팀원 중 2명이 다음 주에 만나고 싶다는 메일을 보내왔다. 나는 그들을 만나서 얘기를 나눌 것이다. 여행 얘기, 그들의 삶의 얘기. 소중한 내 인생의 중요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 블로그가 있다. 블로그에 돌아왔다..